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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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주 군공항 산단의 장점으로 '발전원이 가까워 장거리 송전망이 필요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발전량보다 고신뢰도 전력망 구축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를 충분히 생산하더라도 이를 24시간 끊김 없이 공장까지 보내는 변전소와 송전선로가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반도체 공장은 정상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기후부와 한국전력은 신장성변전소 외에도 광주 군공항 산단으로 전력을 공급할 추가 거점 변전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성변전소는 한빛원전과 신안 해상풍력, 서남권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집결시키는 핵심 거점으로, 전남 장성군 일원에 345kV 송전선로 5.4㎞와 500MVA급 변압기 3뱅크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2027년 9월 준공이 목표다.

광주 반도체 산단의 전력 수요는 2031년 1.57GW에서 2034년 6.28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한전은 이에 대응해 약 43㎞ 길이의 345kV 초고압 송전선로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신장성변전소를 거쳐 기존 광주권 계통을 활용해 약 4GW를 우선 공급하고, 이후 산단으로 직결되는 신규 송전선로를 추가 구축해 전체 수요를 충당하는 구상이다. 또 이와 별개로 서남권의 풍부한 전기를 산단으로 공급할 수 있는 추가 변전소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장은 순간적인 정전에도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일반 산업단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망 신뢰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핵심 공급구간에는 한 개 변전소나 송전선로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경로를 통해 즉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초고압 변전소와 송전선로를 복수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이크로그리드와 ESS, UPS 등 비상전원 체계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데이터센터나 첨단산업단지는 변전소를 이중, 삼중으로 구축해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변전소에서 곧바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며 "반도체는 전력 인프라를 사실상 삼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HBM3 기준으로 웨이퍼 투입부터 후공정 직전까지 약 155일이 걸리는데, 그 과정에서 전기가 한 번만 끊겨도 생산 중인 제품을 모두 폐기해야 할 수 있다"며 "발전량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전력망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