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부진 여파로 지난해 한국을 떠난 외국인이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외국인이 주로 담당하던 중소 제조업과 건설 현장의 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제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체류기간 90일을 초과한 입국자와 출국자를 더한 국제이동자는 129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3000명 감소했다. 외국인 입국자는 42만8000명으로 2만3000명(5.1%) 줄어들었고, 출국자는 37만8000명으로 2만5000명(7.1%) 증가했다. 순유입 자체는 5만 명을 기록했지만 출국자가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외국인 인력이 한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감소다. 비숙련 업종에 종사하는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 입국자는 2023년 합산 12만3000명에서 지난해 7만3000명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유수덕 국가데이터처 인구추계팀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지난해 일자리 감소를 예상하고 건설업 및 제조업 쪽으로 취업하는 E-9 쿼터를 13만 명대로 축소했는데도 쿼터를 채우지 못했다”며 “관련 산업의 국내 경기 부진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고용 시장의 주요 지표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 명 급감했고, 건설업 취업자는 4만3000명 줄어들며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 한파 속에 국내 외국인 인력 구성의 축도 바뀌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 일용직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던 중국인 인력의 빈자리를 베트남인이 채우는 흐름이다.
지난해 국적별 외국인 입국은 베트남이 9만8000명으로 1위로 올라섰지만 중국 국적 입국자는 2024년 대비 1만8000명(-16.2%) 감소한 9만4000명에 머물렀다. 중국 입국자가 1위 자리를 내준 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