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차량 케이블타이 인멸"…수사팀장, 범죄 조력자로 전락
장윤기 사건 초기 총괄 박모 경감 긴급체포
수사팀장 개입해 '조직적 범죄' 의혹 증폭
리얼돌·SD카드 압수물서 고의 누락 확인
수사팀장 개입해 '조직적 범죄' 의혹 증폭
리얼돌·SD카드 압수물서 고의 누락 확인
◇ "살인 연습 증거" 리얼돌까지 인멸… 수사팀의 의도적 은폐
현장 검증 동영상에서는 장윤기의 납치 의도 정황과 관련된 핵심 물증인 '케이블 타이'가 포착됐다.
케이블타이는 전선 등을 묶는 잠금장치로, 장윤기의 범행 목적이 납치와 강간이었음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박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직후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장윤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블타이를 직접 인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차량에서 이를 발견해 영상만 찍어놓고, 주요 증거 목록에는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의 부실 수사는 의도성이 짙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성범죄 연습 정황이 담긴 '리얼돌'에 대해 수사팀은 "범행과 무관하다"며 압수물에서 제외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까지 6주간 뭉개며 검찰 송치를 지연시켰다. 그 사이 장 경감은 리얼돌을 해체해 버리고 아들의 휴대폰까지 소각했다. 당시 수사팀은 "리얼돌 내부 철근 때문에 분리수거한 것"이라는 비상식적인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블랙박스 SD카드 또한 수사팀이 고의로 압수 목록에서 누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SD카드에는 장윤기가 "내 앞에 나타난 여자가 불쌍하다"라고 말한 음성 파일이 담겨 있어, 그가 범행을 계획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혐의를 '일반 살인'에서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 '셀프 수사' 논란 속 국가수사본부의 배수진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홍 본부장은 "명운을 걸고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밝혔으나, 감찰 대상인 광주경찰청이 수사까지 주도하는 '셀프 수사'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여전히 높다.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광산경찰서와 광주경찰청의 지휘 체계 전반을 감찰하는 한편, 기존 형사 라인을 완전히 배제한 반부패 수사팀을 구성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수사팀과 범인 가족 간의 장기간 이어진 친분 관계가 드러나면서,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조직적인 공모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벼랑 끝에 선 공권력에 국민 불안 높아
경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은 이미 무너진 수사기관의 신뢰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지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장윤기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 '추악한 유착의 고리'가 어디까지 뻗어 있을지, 이번 강제수사 결과에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