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역됐다" 이병태에 靑 "부적절" 엄중 경고
여권 "자진 사퇴" 압박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이 부위원장의 글은)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총리급 고위 인사에게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비난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것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KAIST 교수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발탁한 ‘좌우 통합’의 상징적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여론의 이목이 쏠렸다.
사건은 배재고 일부 학생이 지난달 29일 광주제일고와의 야구대회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를 통보했고, 정치권에선 징계 수위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부위원장은 2일 페이스북에 이를 “역사의 성역화”라고 짚으며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18은 성역이 맞다”(최민희 의원), “즉각 사죄하라”(김남국 의원) 등으로 반박하며 이 부위원장의 자진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4일 재차 글을 올려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며 “이 발언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기본권의 부정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추구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재차 반론을 폈다.
청와대는 이 글이 게재된 지 7시간 후 엄중 경고를 내렸다고 공지했다. 친명계인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해촉이 불가한 만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임명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적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내에선 물론이고 청와대 안에서도 자진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