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청 상대 하청노조 파업' 눈앞…건설플랜트노조 파업 투표 가결
플랜트건설노조는 1일 서울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노위 결정 이후에도 원청들이 대형 로펌을 앞세워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원청교섭을 쟁취하기 위한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부에서 실시한 원청교섭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79.2%가 찬성했다. 노조는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일용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이 대형 원청사를 상대로 파업권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원청사들을 상대로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려면 노동위원회 조정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란봉투법 개정 전에는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벌이기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찬반투표를 거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이론상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벌이는 게 가능해졌지만 아직 명확한 판례와 선례는 없다.
노조는 중노위와 지방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했음에도 상당수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절차를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공개한 원청교섭 진행 현황에 따르면 포스코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예고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추진하고 있으며, 에쓰오일(S-OIL), 고려아연, SK에너지 등은 사용자성이 인정된 이후에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DL이앤씨,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도 지방노동위원회 또는 중노위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됐지만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교섭요구 확정공고를 마친 상태다.
노조는 특히 포스코가 그동안 교섭 의제 제출, 의제별 사용자성 확인, 조합원 확인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지연해 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한 이후 포스코가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나섰지만 여전히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추진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플랜트 산업 10대 원청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소 7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청이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안 플랜트건설노조 위원장은 "원청들이 더 이상 교섭을 회피할 명분은 없다"며 "노동위원회 결정마저 무시하는 원청들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총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