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대해 월가의 채권과 주식 투자자가 서로 다른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 투자자는 스타링크의 현금흐름을 중시하지만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모델 ‘xAI’와 우주 사업 확장 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 채권·주식 투자자 '동상이몽'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주부터 최소 200억달러(약 30조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무디스,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미국 신용평가사는 스페이스X에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냈지만, 월가의 채권 투자자는 스페이스X의 유일한 흑자 사업인 ‘스타링크’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작년 기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통신) 사업 영업이익은 44억달러에 달했다. FT는 “채권 투자자는 스타링크의 현금흐름이 채권 이자와 원금을 감당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테슬라 채권이 과거 달러당 80센트까지 떨어져 거래된 시기를 겪은 채권 투자자는 머스크의 괴짜 천재성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주식에 투자한 주주는 AI 모델 ‘그록’을 보유한 xAI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xAI는 지난해 63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스페이스X의 가장 큰 적자 사업이다. 향후 AI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투자자는 AI 모델이 창출할 무한한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채권과 주식 투자자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FT는 “스페이스X가 필요한 경우 자본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믿음과 우주 데이터센터 같은 계획에 돈을 쏟아부어 선점 우위를 지킬 것이란 믿음이 부딪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7.15% 상승한 164.19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우주발사기업 로켓랩의 글로벌 통신업체 이리듐커뮤니케이션스 인수 소식에 스페이스X도 기존 통신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이와 함께 7월 7일부터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된다고 나스닥이 지난주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