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양국이 지난 18일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면서 간신히 찾아온 평화가 9일 만에 위협받게 된 것이다. 60일간의 후속 협상 또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재다.

충돌의 발단은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다. 이란은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을 드론으로 타격했다. 자신들이 정해준 항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호르무즈 통제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시설에 경고성 공습을 했고, 이란은 파나마 국적 유조선과 바레인 공격으로 맞대응했다. 다음 날엔 미국이 다시 10개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고 이란은 쿠웨이트, 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 기지 공격으로 맞섰다. 공습을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아주 성공적으로 시작한 일을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가 진정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충돌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양국 간 충돌은 모호한 종전 MOU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수료 부과 없는 자유로운 통항을 60일로 한정한 조항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영구화하려는 이란에 빌미를 줬다고 할 수 있다. 통행료 부과를 용납할 수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늦게라도 ‘항해의 자유’를 회복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호르무즈가 다시 막히면 예상을 뛰어넘는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전략비축유가 상당히 고갈된 상태라며 “분쟁이 다시 격화하면 각국의 대응 여지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이 깨지면 세계 경제가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다. 우리 역시 가뜩이나 환율과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유가까지 급반등하면 국민의 고통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다시 긴장감을 갖고 좀처럼 끝나지 않는 ‘호르무즈 리스크’ 대응 전략을 재점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