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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에 1대 '뚝딱'…HD현대일렉, AI 전력망 정조준 [르포]
HD현대일렉 청주 배전캠퍼스 가보니
AI 데이터센터발 배전기기 수요 증가 전망
'납기 스피드'로 북미 '빅4' 공급 지연 대체
"자동화율 90% 목표…중동·유럽 동시 공략"
AI 데이터센터발 배전기기 수요 증가 전망
'납기 스피드'로 북미 '빅4' 공급 지연 대체
"자동화율 90% 목표…중동·유럽 동시 공략"
1층 진공차단기(VCB) 시험동에선 정격 전압의 수 배에 달하는 8만볼트(V)를 1분간 가하는 절연파괴검사가 한창이었다. 전기가 끓는 굉음이 멎자 로봇 팔이 일사불란하게 합격품을 옮겼다. HD현대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배전 수요를 겨냥해 작년 11월 준공한 청주 배전캠퍼스를 기자단에 처음 공개했다.
초고압 호황, 중저압 배전기기로 '배턴터치'
중저압 배전기기는 전력 인프라의 '최종 장치'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초고압 전기는 송전망을 타고 소비지 인근으로 흐른다. 변전소에서 전압이 낮춰진 전기를 각 공장과 빌딩으로 알맞게 분배·차단하는 과정을 배전기기가 맡는다. 일반 가정의 두꺼비집, 스위치 등과 비슷한 기능이다.
전력기기 호황의 축이 초고압(송전) 중심에서 실제 전력을 소비하는 중저압(배전)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 규모는 2025년 1202억9000만달러에서 2034년 2032억30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4' 납기 지연 틈새 뚫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이 활발한 북미를 중심으로 배전기기 수요가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초고압변압기가 1~2대 들어갈 때, 이 전기를 서버 랙(rack)으로 쪼개 보내는 중저압(배전급) 변압기는 10~20대 필요하다. 그 하위 계통인 분전반과 차단기가 다시 수십 대씩 늘어나는 피라미드 구조다.반면 배전기기 공급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튼·슈나이더 일렉트릭·지멘스·ABB 등 북미 배전 시장을 과점한 글로벌 '빅4'의 증설이 늦어지면서다. 특히 고사양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38kV급 VCB는 납기가 1년 이상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으로는 LS일렉트릭이 앞서 미국 유타주, 텍사스주에 생산·판매 거점을 세워 현지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물류 역시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했다.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 12대와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ACR) 10대, 물류 셔틀 20대가 인간 개입 없이 자재 입고부터 소분, 라인 배송, 완제품 출하를 전담한다. 사람이 물류 구역에 진입하면 로봇이 즉각 멈춰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매출 다변화 속도…2단계 증설 추진
HD현대일렉트릭은 중저압 배전기기 사업을 키워 초고압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배전기기 매출은 6556억원으로 전체(4조795억원)의 16.1%를 차지한다. 향후 배전기기 비중을 30%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청주 배전캠퍼스 유휴 부지를 활용한 2단계 증설도 준비하고 있다. 울산에 남은 배전변압기 공장까지 이곳으로 옮겨 설계·생산·물류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배전사업본부장(부사장)은 "청주 배전캠퍼스의 공정 자동화를 고도화해 2030년까지 설비 종합효율(OEE) 90%를 달성할 것"이라며 "유럽과 중동, 북미 시장을 동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