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시흥캠퍼스 '바이오 R&D 타워' 건립 본격화
'산학연병' 본격화
단순 연구 거점 넘어 기업·병원 묶는 오픈 플랫폼으로
서울대, 최근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과 기술개발 협력도 맺어
시흥 바이오특화단지에 2.2조 민간투자도 유입
단순 연구 거점 넘어 기업·병원 묶는 오픈 플랫폼으로
서울대, 최근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과 기술개발 협력도 맺어
시흥 바이오특화단지에 2.2조 민간투자도 유입
신약 개발 난제 푸는 '산학연병' 거점으로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15일 경기 시흥시 배곧동 시흥캠퍼스에 조성할 '배곧바이오넥서스타워(가칭)' 건립을 위한 사업타당성 평가 용역을 공고했다. 이번 공고는 배곧바이오넥서스타워의 구체적인 건립 방향을 정하기 위한 사전 기획으로 9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학교는 6월 말 설계를 맡을 회사를 입찰 선정해, 오는 12월까지 사업타당성 평가와 기본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학교 관계자는 “복수의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했고, 올해 말 건설 규모 등을 담은 기획보고서를 마련한 뒤 착공 등 실무 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워는 단순 연구동이 아니라 프로젝트형 산학연병 협력 거점으로 설계된다. 기업이나 연구자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임상 단계에서 막히는 문제를 가져오면 대학과 병원, 연구기관, 기업 인력들이 이 곳에 모여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다. 시흥캠퍼스는 2024년부터 ‘ABC(AI·Bio·Cultivation) 캠퍼스’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AI와 바이오를 연결하고 교육 기능까지 결합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바이오 분야는 대학·병원·기업·투자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개방형 플랫폼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도쿄 내 바이오 클러스터인 ‘GTB’가 대표적이다. 쓰쿠바시 8개 권역을 묶은 광역 바이오 생태계로, 2021년 조성됐다. 쓰쿠바대와 쓰쿠바대병원, 도쿄대 등 대학·병원과 제약사, 연구기관, 투자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신영기 서울대 시흥캠퍼스본부장은 “특정 기업이나 서울대 구성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연구주체가 참여하는 오픈형 플랫폼”이라며 “하버드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처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참여 주체를 한데 묶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5월 연세대와 AI, 양자, 바이오 분야 공동연구 협약도 맺었다. 송도에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의 양자컴퓨팅 인프라와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AI 기반 연구 환경을 연계해 바이오 분야 공동연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AI·우주항공 인프라 더해지는 시흥캠퍼스
시흥캠퍼스의 연구 인프라 확충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AI 인프라가 대표적이다. 서울대는 AI 의료 디지털 트윈 등을 구동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시흥시와 논의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주민 설득을 위한 추진협의체도 구성됐고, 그해 8월에는 센터 운영을 위한 240㎿ 규모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시흥캠퍼스는 바이오뿐 아니라 미래 기술 실증 거점으로도 기능을 넓히고 있다. 캠퍼스에는 지능형 무인이동체 연구동 등이 조성돼 있다. 최근에는 우주항공청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가칭)우주항공센터' 구축 사업도 건축 설계 절차에 들어갔다. 민관 개방형 우주항공 시험 인프라로 조성된다.
종근당 2.2조 투자…민간투자도 몰린다
시흥시는 2024년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분야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민간 투자도 불고 있다. 종근당은 시흥 배곧지구에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복합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시흥 배곧 바이오복합연구단지 구축을 위한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다.국내 대학에서도 바이오 분야 창업과 투자가 활발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25년 실험실창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업력 10년 이내 실험실창업 기업은 3850개고, 누적 투자유치액은 4조527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주요 투자 분야는 바이오·의료가 53.0%로 가장 높았다.
다른 대학들도 바이오 특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연세대는 일반 기술지주회사와 별도로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한 기술지주사를 운영하며 의료·바이오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1월 ‘융합 분해생물학 국가연구소’가 국가연구소 사업에 선정되면서 향후 10년간 1460억원을 지원받아 신약 개발과 난치성 질환 치료 기술 연구에 나선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