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사진=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른 '투표용지 50% 축소 인쇄' 방침이 선거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이미 보고됐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밝혔다.

그동안 선관위 안팎에서는 노 전 위원장이 사전에 이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설명이 있었으나, 이와 배치되는 자료가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중앙선관위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공개하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원과 상임위원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제작·배포와 관련해 의사결정 하거나 결재한 내역 일체를 요구했고, 이에 대한 선관위의 답변을 근거로 들었다.

선관위 답변서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하한 50%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절차 사무편람 개정안이 지난해 11월24일 열린 제15차 위원회 회의에 제출된 '공직선거관리규칙 등 개정 사항 검토안'에 포함돼 있었다. 이 회의에는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관위의 답변을 종합해보면 '50% 축소 인쇄 지침'은 종합관리지침과 절차 사무편람이 개정된 시점보다 약 2주에서 한 달 앞선 회의에서 이미 노 전 중앙선관위장에게 보고된 셈이다.

다만 선관위는 해당 내용이 42쪽 분량의 검토안 중 1쪽이 채 안 되는 비중이었고, 별도 안건으로 보고되거나 따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앞서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지난해 12월 10일 사무총장 전결로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을 같은 달 24일 선거정책실장 전결로 각각 개정해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의 60%에서 50%로 낮췄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 조현욱 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노 전 위원장이 지침 시행 전 별도로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회신했다고 밝혔었다.

김 의원은 "노 전 위원장은 진상규명위에서마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 증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며 "노 전 위원장 등 선관위 고위 관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한 진상규명위 조사의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수사와 위 상임위원 등 선관위 고위 책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 및 강제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