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에도 업종별 구분 없이 전 산업에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를 놓고 표결한 결과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제가 처음 시행된 1988년 한시적으로 구분 적용제가 도입됐지만 업종별 낙인효과를 우려한 노동계의 강한 반발로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전 산업에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 경영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21개국은 업종, 연령, 지역 등 다양한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숙박·음식점업 같은 취약 업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법정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취약 업종의 소상공인은 법을 지키고 싶어도 도저히 지킬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자영업자 위기의 근본 원인은 플랫폼 기업의 높은 수수료, 가맹본사의 비용 전가, 과도한 임차료 등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도 “차별을 조장하는 차등 적용 시도를 중단하고 모든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실질 임금을 보장하라”고 말했다. 노사가 연이은 토론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표결에 부쳐졌다.

최저임금위는 다음주 열리는 제8차 전원회의부터 본격적인 최저임금 인상률 협상에 들어간다. 노·사·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 심의는 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한 뒤 수정안을 거듭 내며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노동계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간당 1만2000원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동결 또는 소폭 인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저임금위는 법적 시한상 오는 29일까지 심의를 마쳐야 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