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직원이 사랑의열매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성장, 회사 성과 등으로 얻은 보상을 사회와 나누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과급 규모가 커지자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자발적 선행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8일 SK하이닉스 직원 김종훈씨가 1억원을 기부해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3958호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 기준으로는 400번째 회원이다.

가입식은 이날 오후 경기 사랑의열매 사무처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김씨와 그의 가족, 권인욱 경기 사랑의열매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씨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면서 얻은 성과를 나눔으로 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서 치열하게 일하며 미래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 왔고 최근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회사의 결실 덕분에 과분한 행복을 얻었다"며 "이제는 그 기술의 결실을 사회로 확장해 이웃의 미래를 따뜻하게 밝히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부 결정엔 별다른 고민이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내가 필요한 만큼은 이미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기부를 결정하는 데 망설임은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학창 시절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엔 사내 교육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김씨는 "진정한 행복은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가족의 응원도 기부를 결정하는 데 힘이 됐다. 김씨는 이번 기부가 아이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만 40세 전에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돼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안에 1억원 기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2007년 출범한 뒤 전국 회원 4000호 가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충북 지역 SK하이닉스 직원이 익명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SK하이닉스 직원의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선행은 최근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SK하이닉스 직원 A씨가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리모델링을 진행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2월 보육원 기부를 시작으로 도서관 기금 마련 릴레이를 벌였고 이후 도서관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250명이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낡은 화장실을 새로 고치고 아이들이 공부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다만 예산 문제로 일부 물품은 아직 채우지 못한 상태다. 빔프로젝터, 스피커, 공기청정기, 오디오 기기, 닌텐도, 만화책과 웹툰 등 추가 후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보육원을 꾸준히 지원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엔 보육원에 과일과 간식 등을 전달했다. 설 명절을 앞둔 2월에도 아이들에게 세뱃돈과 선물을 나눠줬다. 이번 도서관 조성은 일회성 기부를 넘어 동료들과 함께한 후속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봉 1억원 직원 기준 성과급은 약 1억4820만원에 이른다. 내년 초 지급될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은 영업이익의 10%인 25조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체 임직원 약 3만5000명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1인당 평균 약 7억원을 받게 된다.

성과급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들의 나눔 사례도 함께 주목받는 분위기다. 김씨는 "AI와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와 희망으로 이어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