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New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14 /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New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14 /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AI 전환(AX)을 주문했다.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에너지·통신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SK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AI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으면서다. SK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역량을 바탕으로 'AI 풀스택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며 그룹 차원의 대변혁에 나섰다는 평가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지난 11~13일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포럼은 SK그룹 경영진이 주도하는 경영전략회의와 구성원들이 기술 이슈를 토론하는 이천포럼을 통합해 열린 첫 행사다.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다.

최 회장은 포럼 마지막 날 구성원에게 신속한 AX와 위기감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은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I 전환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지금 실행하지 않는다면 메모리 산업이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AX의 첫 단계로 각자의 업무를 재정의하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한 '1인 1에이전트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업무 목표를 이해하고, 자료 검색·요약·문서 작성·일정 관리 등 필요한 작업을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AI 비서형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줄, 정말로 '우리의 일'을 도와주는 AI가 필요하다"며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 역시 에이전트를 수도 없이 만들어 각 회사의 경영진·구성원과 함께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자신의 아바타를 수십 개 만들어, 각 그룹사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끼리도 소통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AX의 본질을 운영 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으로 정의했다. 그는 "AX는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했다. 이어 AX 기반의 O/I를 통해 미래 기회에 대응하자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AI 시장에 대한 전망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산업이 AI 시대를 열었고, 향후에는 AI 컴퓨팅 수요 확대에 따라 에너지·데이터센터·통신망 등의 대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에는 지능을 구현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을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의 사업 영역은 AI 시대를 열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SK그룹은 2019년부터 이천포럼에서 AI를 주요 어젠다로 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3일 동안 AI 단일 주제를 가지고 집중 토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AI를 활용한 가상 패널 에이전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스카이'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의 논의 내용을 실시간 요약 발표했다. 패널토의에는 컨설턴트, 임원, 50대 구성원으로 구성된 AI 패널이 현업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함께 참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과 전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실행 의지가 한데 모여 그룹의 AX 방향성을 정립한 뜻깊은 자리"라며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AI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