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삼중고에도 4년째 가격 동결 선언…"위기 때마다 국민과 고통 분담"
팬데믹 땐 대리점에 20억 지원
경영 혁신으로 생산공정 효율화
태양광 설비로 전기요금 절감
경영 혁신으로 생산공정 효율화
태양광 설비로 전기요금 절감
에이스침대는 지난 2월 “2026년 전 제품의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12월로, 4년 넘게 동일한 가격을 유지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고물가, 환율 변동이라는 이른바 ‘삼중고’ 속에서 경쟁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에이스침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업계 선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결혼이나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가계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서 필수 소비재인 침대 가격까지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감한 가격 동결을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생산 공정 효율화와 원가 절감 등 지속적인 경영 혁신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한 비용 상승분은 기업 내부에서 흡수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에이스침대는 앞으로도 외형적인 이미지 경쟁보다 침대 본연의 가치인 ‘최상의 숙면’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 침대공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수면 과학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내실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친환경 설비 투자를 한 것도 내실 경영 강화의 일환이다. 에이스침대는 충북 음성·경기 여주 공장에 업계 최초로 스마트 에너지 관리와 재생에너지 생산을 결합한 친환경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과 5,940kWh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도입, 연간 약 7.62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약 15억 원 규모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스침대의 상생 철학은 창업주인 고(故) 안유수 전 회장의 경영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생전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을 강조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현재 안성호 회장 역시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국내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가격 정책과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때의 결정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최대 110%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에이스침대는 “국민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업계 최초로 가격 동결을 선언한 바 있다. 가격 인상 대신 ‘사내 비용 30% 절약 운동’ 등 내부 자구책을 실시하며 위기를 버텨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전국 대리점에 임대료·인건비 명목으로 총 20억 원을 지원했다. 당시 에이스침대는 “대리점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본사가 책임지겠다”며 매장 직원 고용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지난 15년간 약 4700억 원을 투자해 에이스스퀘어 건물을 직접 매입, 대리점주가 임대료 부담 없이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왔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단기 수익을 위해 가격을 올리는 쉬운 길 대신, 내실 경영을 통한 원가 절감이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에이스침대가 60년 넘게 지켜온 상생의 방식”이라며 “위기를 넘길 때마다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축적된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의 숙면을 책임지는 브랜드로서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