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재원 주거비·자녀 학자금은 임금일까?
바야흐로 한국기업의 글로벌화 시대, 우리나라의 해외 직접투자는 2023년 633억 8천만달러에서 2024년 661억 3천만달러, 2025년 718억 8천만달러로 괄목할만한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2026년에도 해외공장 건립과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들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연일보도 되고 있다. 한국 산업의 영향과 기업의 위상이 세계적으로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 산업현장의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핵심 인재들에 대한 처우에 대해서도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통상 국내에서 채용된 본사 소속 직원이 해외공장이나 현지 법인으로 파견되어 일정 기간 이상을 근무하게 되는 경우 이들을 해외주재원이라 부른다. 해외주재원의 유형은 현지 채용여부, 현지 법인으로의 소속 이전 혹은 병존 등으로 더 세분화되기도 하는데, 국내 노동관계상 임금지급과 관련한 이슈는 본사 소속이면서 해외에서 근무하게 되는 주재원 유형에 있어 자주 발생한다. 이들은 상당한 기간을 해외에서 근무하게 됨으로써, 가족을 동반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택을 제공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내에 근무하는 사정과 비교해 해외 현지 물가, 가족 동반의 학비 또는 주거비 등이 더 많이 지출되는 예가 있으므로, 회사들은 이들의 원활한 생활을 위해 해외 생활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전하는 등 소위 해외주재비(수당)를 매월 지급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해외주재비의 지급 취지가 근로자의 근로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라기보다 해외체류로 발생하는 생활소득의 차이를 보전하기 위한다는 실비변상적 성질에 있음에도 이를 규정화하거나 단순 생활보전, 실비변상의 목적을 넘어 하나의 임금체계로 편입해 운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다보면, 직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해외근무로 연봉이 오른 것으로 이해하기도 함으로써 퇴사시 해외주재수당을 포함해 퇴직금을 계산해 달라는 요구로 이어지거나 더 나아가서는 해외주재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서 연장근로수당이나 연차수당의 계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요구로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국외 주재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지급받은 급여 가운데 동등한 직급호봉의 국내직원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초과하는 부분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실비변상적인 것이거나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무조건에 따라 국외 주재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임시로 지급받은 금원이라고 보아, 퇴직금 산정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4683 판결)

고용노동부 역시 해외파견수당이 근로자가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무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하는 실비변상적인 금품이라면 「근로기준법」상 임금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노동부 2022. 5. 12. 근로기준정책과-1542)

반면, 해외지역수당이 애초에 기본연봉에 포함된 임금의 구성항목 중 일부로 지급된 점, 회사가 숙소 등을 별도 제공함으로써 추가적 실비 발생 여지가 크지 않은 점, 현지화폐로 지급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통상임금까지도 인정한 경우도 있다.(대법 2013다59333) 더불어, 해외수당이 해외파견직원에게 직급별로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지급된 경우에는 해외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행하여진다는 기준에 따라 지급되는 점으로 이 또한 평균임금에 해당함을 넘어 통상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 2018다249308 판결)

이에 인사담당자는 해외주재수당이 본래의 실비변상 취지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임금성 논란을 부르지 않도록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먼저 지급의 목적과 근거를 분명히 해야 한다. 예컨대, '해외 체류에 따른 실비 보전'이라는 취지를 명확히 하고, 근로의 대가인 임금과는 구분해 두는 것이 출발점이다. 다음으로 지급액을 실제 비용에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거비나 물가 차이 등 실제 소요되는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하거나 정산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국가별 물가수준, 주요 지출 예상 생활비, 학비 등의 기준을 조사, 분류하여 실비성 정산의 유연성을 적법하고도 합리적으로 확보하는 방안 역시 생각해볼 만한 대안이다. 나아가 주택·항공·학비 등을 회사가 직접 제공하면서 같은 명목의 수당까지 중복 지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국내 급여계좌로 일괄 송금되어 임금처럼 비치지는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규정화 된 내용이 있다면 해당 규정의 운영이 실비변상의 관점인지, 임금체계로의 편입과 그 적용인지를 사전 검토해 제도운영의 일관성도 확보해야 한다. 끝으로 주재원의 지위에 있어 해외근무를 전제로 채용한 경우인지 국내 채용 후 파견한 경우인지까지도 함께 살펴 일관되게 해외주재원에 대한 종합적이기도 체계적인 관리가 되어야 한다.

결국 해외주재수당의 임금성은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는지에 달려 있다. 핵심 인재를 해외로 보내며 베푸는 처우가 뜻하지 않은 분쟁의 불씨가 되지 않으려면, 본래의 실비변상 취지를 지급 구조 안에 일관되게 담아내야 한다. 좋은 처우란 더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왜 보전하는지 누구에게나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체계적 제도로 작동되어야 한다.

기세환 태광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