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맛' 北 주민 귀순시킨 그 음식…5000원대에 쫙 깔렸다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드라마 속 찜닭·돈까스·홍시떡볶이 현실로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GS25, CU,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은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취사병 전설이 되다’ 협업 간편식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 취사병이 선보인 메뉴를 실제 도시락과 간편식으로 구현한 상품이다.
맛·가격 경쟁 넘어 ‘콘텐츠 커머스’ 차별화
세븐일레븐은 이날 ‘그럴싸한간장찜닭도시락’을 출시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취사병이 선보인 메뉴에서 착안한 상품으로, 춘장을 더한 간장찜닭과 당면을 메인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소시지어묵볶음, 볶음김치, 만두강정, 미트볼 등을 담았다. 가격은 5500원이다.GS25는 17일 ‘취사병 정성을담은돈까스’와 ‘취사병 산채불고기비빔밥’ 2종을 선보인다. 돈까스 상품은 드라마 속 돈까스 편을 모티브로 돈까스 2장과 경양식 소스를 담았다. 산채불고기비빔밥은 산채비빔밥 편에서 착안해 참나물, 청상추, 표고버섯볶음, 콩나물무침, 계란후라이, 불고기 등을 구성했다. 군 생활의 향수를 자극하는 ‘맛다시 고추장’도 넣었다.
오징어게임·흑백요리사 이어 ‘취사병’까지
편의점 입장에서는 IP 협업이 간편식 차별화 수단이 되고 있다.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편의점 간편식은 가격과 구성이 비슷해 차별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기 콘텐츠와 결합하면 같은 도시락이라도 ‘드라마 속 메뉴를 먹어본다’는 경험을 줄 수 있다. 고물가로 5000원대 한 끼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재미와 가성비를 동시에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식품업계에도 효과가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 식재료와 브랜드를 드라마 세계관 안에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이를 실제 상품 판매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AI를 활용한 가상 간접광고(VPPL)를 도입해 촬영이 끝난 영상에도 제품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삽입했다. 단순 PPL을 넘어 콘텐츠 제작, 브랜드 노출, 상품화, 편의점 판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편의점업계는 콘텐츠 IP 협업 상품을 계속 확대할 전망이다. GS25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흑백요리사’ 협업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드라마 IP로 영역을 넓혔다. 세븐일레븐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웹툰 ‘좀비딸’ 등 콘텐츠 협업 경험을 쌓아왔다. 이마트24와 CU 역시 드라마 속 메뉴를 편의점 전용 상품으로 구현하며 콘텐츠 커머스 경쟁에 가세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간편식은 맛과 가격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아 콘텐츠와 결합한 상품 기획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인기 IP를 활용하면 상품 자체가 하나의 체험 콘텐츠가 되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의 반응을 끌어내기 쉽다”고 말했다.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