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때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고환율에 수입 물가까지 급등하는 가운데 올여름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파 소매가격은 1㎏당 273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올랐다. 시금치도 100g당 821원으로 같은 기간 18.8%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추와 배추도 이 기간 각각 14.6%, 8.1% 오르면서 채소값이 들썩이고 있다.
고환율에 히트플레이션까지…올여름 밥상 물가 '경고등'
예상보다 이르게 더위가 시작되면서 출하량이 감소하자 가격이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되면 폭염과 장마가 농산물 가격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올여름(6~8월) 기온이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90%라고 내다봤다. 여름철 기온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과 북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기 때문이다.

올해는 고환율에 수입 농축산물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여름철 빙수·디저트용 수요가 많은 수입 망고 1개 가격은 585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4% 상승했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는 10개에 1만8695원으로 같은 기간 22.4% 올랐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은 100g당 4073원으로 이 기간 21% 급등했다. 원재료 수입 단가가 치솟으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마진율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식 메뉴의 도미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초저가 경쟁이 한창인 대형마트는 산지를 돌며 물량 확보에 나서는 등 가격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산 소고기 대신 아일랜드산 냉동육을 도입하는 등 산지 다변화에 나섰다. 기존 페루, 브라질산 대신 호주·태국·대만산 망고도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냉동 과일·채소의 재고를 약 6개월 이상 판매 가능한 규모로 미리 확보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어 물가 상승을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며 “매입 효율화와 산지 다변화를 통해 최대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