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재산분할' 조정 결렬…다시 법정으로 [종합]
SK주식 특유재산 여부·재산분할 기준시점 등 공방 전망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5일 두 사람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마친 직후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다. 재판부는 지난 1월 9일 파기환송심 첫 변론을 열었다가 3개월 만에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이후 지난달 13일과 이날 총 두 차례 조정기일을 열고 합의를 모색했으나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법원에 출석해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 기일인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대면했다. 오후 1시47분께 법원에 도착한 최 회장은 '노 관장과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조정이 잘 성립돼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보다 앞선 오후 1시39분께 도착한 노 관장은 '오늘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조정 과정에서 타협할 수 있는 선이 있는가' 등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입정했다.
양측은 향후 재산 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 등에 대해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인지가 핵심 쟁점이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양육 등 가사노동을 도맡으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도 주요 쟁점이다. 기준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할지에 따라 분할 대상의 규모가 세 배 이상 차이 날 수 있어서다.
사실심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액은 2조700억원대였다. 그러나 최근 SK 주가가 60만원 안팎까지 상승하면서 해당 지분 가치 역시 수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결국 파경을 맞았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장기간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2024년 5월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원→1조3000억원)가 된 것이다. SK그룹의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인 만큼, 해당 자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이를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파기환송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