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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2건 쓸어갈 때 韓 11건…'탄소 노다지'서 한국 참패
한국환경연구원(KEI)은 15일 발간한 '기후환경산업 수출 활성화와 국제감축 이슈와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국제감축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수행하고, 그 실적을 한국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활용하는 제도다. 파리협정 제6조 세부 이행규칙이 확정되면서 국가 간 감축 실적 이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사업 규모가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감축 사업은 11건에 그친다. 일본은 32건, 싱가포르는 25건, 스위스는 17건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협력국에 친환경 설비를 설치할 경우 초기 투자비의 최대 50%를 정부가 보조금으로 먼저 지원해 기업 부담을 줄이고 있다.
국내 기후환경산업의 수출 기반도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 환경산업 관련 사업체는 7만815개에 달했지만 실제 수출 기업 비중은 9.5%에 불과했다. 수출 대상국도 미국·중국·베트남 등에 집중돼 있어 신흥시장 진출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기업들은 자금 부족보다 현지 네트워크 부족을 더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KEI가 기후환경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유통망 및 파트너 발굴의 어려움'과 '현지 시장 정보 부족'을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KEI는 국제감축과 녹색산업 수출을 연계한 종합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기술·재원·정책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패키지 모델을 도입하고, 국내 기술을 해외 시장에 맞게 개량하는 현지화 전용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뢰성이 검증된 현지 유통·시공 업체 정보를 민간에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부처별로 흩어진 지원 제도를 한곳에서 안내하는 '국제감축지원센터(가칭)' 설립도 제안했다. 협력국의 공공시설에서 국내 기술을 우선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식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매칭 펀드'도 제안했다. 정부가 해외 사업 초기 투자비 일부를 먼저 지원하고, 이후 사업을 통해 확보한 국제감축 실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수주 계약서를 담보로 한 금융 지원, 해외 발주처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전용 수출보험, 정부가 일정 가격에 국제감축 실적을 매입해 주는 제도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KEI는 제언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