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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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 팔 때마다 왜 농어촌특별세(농특세)를 걷어요?"

한 주식 투자자는 최근 자신의 주식 거래 내역을 살펴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파악했다. 주식을 팔 때마다 증권거래세는 물론 농특세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그동안 농특세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고 했다.

올해 이들 동학개미가 낸 농특세는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농어촌 지원금을 엉뚱한 주식 투자자에게서 걷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농특세를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 매도 규모는 2200조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6% 증가했다. 코스피 주식 매도 때 부과되는 농특세 세율(0.15%)을 적용하면 올해 개인투자자가 부담한 농특세는 3조3000억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농특세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 농업 개방에 따른 농어촌 지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당시에는 주식 투자자가 많지 않아 사실상 고소득층이 부담하는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개인투자자가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국민 다수가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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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특세는 코스피 상장주식을 매도할 때 거래금액의 0.15%가 자동으로 부과된다. 증권사가 원천징수하는 방식이어서 상당수 투자자는 자신이 농특세를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32년째 연장되고 있는 농특세를 두고 국민 대중이 참여하는 투자 활동에 특정 목적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세금의 사용처와 부담 주체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걷힌 세금은 전액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로 편입돼 농어업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 개발 사업 등에 사용된다. 농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자자가 사실상 재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도입 당시에는 주식 투자자가 많지 않아 사실상 고소득층 부담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현재 개인투자자가 1500만명에 육박하면서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투자 활동에 특정 목적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저출생 대응, 인공지능(AI) 투자, 에너지 안보 강화 등 국가 재정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특정 세수가 자동으로 농어촌 분야에만 배분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같이 늘어난 농특세를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주식시장 활성화로 농어촌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농어촌특별세가 수조원대로 폭증하고 있다"며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해 지속사업으로 확정하고 기본소득액을 15만원에서 그 이상으로 높이면 일석다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농식품부도 농어촌 기본소득을 상설화하는 내용의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안을 연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농특세는 증시 거래 규모에 따라 세수가 크게 변동하는 경기순환적 세목이다. 올해처럼 증시가 활황일 때는 세수가 급증하지만 시장이 조정받으면 세입도 급감할 수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세입을 기반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같은 의무지출을 늘리자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농특세를 폐지하는 대신에 주식 매매손익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자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