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본격화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역대급 ‘입법 홍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반 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은 전반기 역대 최대치의 법안 발의를 주도했다. 후반기에도 자본시장 체질 개선 등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를 서두르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1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2024년 5월) 이후 전날까지 2년간 발의된 법안은 1만8658건으로 집계됐다. 21대 국회의 같은 기간 발의 건수(1만5417건)보다 21% 증가했다. 21대 국회에서 4년간 발의한 법안 건수(2만5858건)가 역대 최다였음을 고려하면 22대 국회의 기록 경신은 확실시된다.
22대 국회 들어 정보통신망법(177건·6위)과 산업안전보건법(128건·12위) 발의가 유독 늘었다. 21대 국회에선 각각 19위(128건), 25위(113건)였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규정 정비 요구와 건설 현장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한 산업재해 방지 요구가 쏟아지면서다. 형법(21위→9위), 형사소송법(16위→10위)도 많이 발의됐다. 법왜곡죄·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등 사법개혁 입법이 두드러졌다.
자본시장법(14위)과 상법(16위)도 22대 국회에 각각 111건, 101건 발의돼 ‘톱30’ 순위권에 새롭게 등장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화법까지 1·2·3차에 걸친 연쇄적 상법 개정은 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이끌었다. 상장사 합병 시 공정가액 적용,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 자본시장법 발의는 여당 정무위원회 의원들이 중심에 섰다.
반환점을 돈 22대 국회에선 2년 차에 접어든 대통령 임기와 맞물려 법안 발의·처리가 더욱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국회 입법은 다음 총선(2028년)이 가까워질수록 동력을 잃기 때문에 민주당은 9월 시작하는 정기국회를 국정과제 처리의 적기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내세운 금융·연금·노동 등 6대 개혁 중에서도 주가 누르기 방지법,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배임죄 폐지 등 경제형벌 합리화, 연금 개혁, 지방 분권, 정년 연장, 농어촌 기본소득 등 기본사회 관련법도 숙제다.
후반기 국회에선 민주당의 일방 표결 대신 협치가 구현될지에도 정치권 시선이 쏠린다.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 법제사법위원장직 유지 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여야 갈등이 커지는 점은 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법사위원장은 공소취소 특검법을 다뤄야 하고 국정과제도 막힘없이 통과시켜야 해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으로선 집권 2년 차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하는 시기인 데다 2028년 총선까지 남은 선거도 없다”며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 속 여야 대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