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로리 황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부인 로리 황이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치맥’ 방문으로 화제를 모은 BBQ가 관련 한정 세트를 내놨다. 정작 세트에는 황 CEO가 현장에서 즐긴 맥주 대신 레몬 탄산음료가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슈는 빠르게 잡았지만 소비자가 기대한 ‘젠슨 황 세트’와 실제 구성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BQ 젠슨황 세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비비큐(BBQ) 홍대입구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BBQ 앱에는 전날부터 ‘AI 황올세트’와 ‘AI 시구세트’ 프로모션이 진행됐다. 행사명에서 황 CEO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예고 없이 찾아오신 귀한 손님”이라는 문구와 ‘황금매치’ 표현을 앞세웠다. 최근 황 CEO의 BBQ 홍대입구점 방문과 잠실야구장 시구 이후 불거진 화제성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세트 구성이다. AI 황올세트는 황금올리브치킨에 감자튀김과 레몬보이 2캔을 담았고, AI 시구세트는 크런치 순살크래커와 크림치즈볼, 레몬보이 2캔으로 구성됐다. 최근 화제를 모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BBQ 방문 장면을 떠올리면 다소 의외의 조합이다.

황 CEO는 지난 5일 홍대 인근 삼겹살집에서 소주와 맥주를 곁들인 만찬을 한 뒤 BBQ 홍대입구점을 찾아 치킨과 맥주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BBQ 홍대입구점은 이후 '젠슨 황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BBQ 측에 따르면 황 CEO 방문 이후 해당 매장 매출은 전주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BBQ 앱 캡처
BBQ 앱 캡처

BBQ, 주류 대신 음료 택한 배경은


BBQ가 주류 대신 음료를 택한 배경에는 온라인 판매와 광고 규제가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앱에서 주류를 전국 단위 프로모션 세트로 묶어 판매하기는 쉽지 않다. 미성년자 접근 문제, 매장별 주류 판매 허가 여부, 배달 플랫폼의 주류 판매 제한, 광고 심의 부담이 크다. 황 CEO가 먹은 ‘치맥’ 조합을 그대로 상품화하기보다, 전 연령층이 구매 가능한 음료로 대체한 셈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사 음료 노출이다. BBQ는 치킨 이슈에 레몬보이를 붙여 객단가와 자체 음료 판매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치킨은 이미 소비자가 찾는 대표 메뉴인 만큼, 화제성 프로모션을 통해 부가 상품을 함께 밀어 넣는 방식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젠슨 황이 먹은 조합'이라는 기대와 실제 세트 구성이 어긋나 보일 수 있다.
BBQ 홍대입구점 매장 앞에 황 CEO 부부의 식사 모습과 재계 총수들의 회동 사진이 담긴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BBQ 홍대입구점 매장 앞에 황 CEO 부부의 식사 모습과 재계 총수들의 회동 사진이 담긴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깐부치킨 사례와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깐부 회동’ 당시에는 매장 자체가 상징이 됐다. 소비자들은 특정 메뉴보다 ‘그 자리’와 ‘그 장면’을 소비했다. 반면 BBQ는 황 CEO가 우연히 들른 방문을 즉시 상품화하면서 메뉴 구성의 설득력이 더 중요해졌다. 이름은 AI를 붙였지만, 실제로는 치킨 할인 세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유명 인사 방문 직후 화제성을 붙잡는 속도는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기억하는 장면과 상품 구성이 맞아야 한다”며 “치맥으로 뜬 이슈에 음료를 넣으면 안전한 선택은 될 수 있어도 마케팅 효과 자체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마신 건 맥주였는데"…BBQ 'AI 세트'의 숨은 속사정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