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6월 5일 오전 10시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
새 떼 속 드론 콕 집어낸다…한화, 국내 첫 단거리 레이더 공개
지난 4일 찾은 한화시스템 경기 용인 연구소. 한국형 전투기 KF-21의 ‘눈’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국산화한 이곳은 세계 대(對)드론 시장을 겨냥한 국내 최초 ‘단거리 AESA 레이더’(사진)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창훈 한화시스템 첨단레이더 팀장은 “당장 실전 투입이 필요한 중동·유럽 지역에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 첫 수출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이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자 이를 막아낼 대드론 방어시스템 구축이 세계 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시스템이 2024년 자체 개발에 들어간 뒤 최근 성능 검증을 마친 단거리 AESA는 이런 수요를 겨냥했다. 중장거리 레이더에 비해 송수신 모듈 두께를 30%가량 압축했고, 내부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업그레이드했다.

레이더 공학에서 가장 잡기 어려운 표적은 지면에 바짝 붙어 천천히 날아오는 초저속·저고도 드론이다. 전파가 지면에 맞고 돌아올 때 잡음과 드론 신호가 뒤섞여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AI 딥러닝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표적의 형태와 항적, 고해상도 이미지를 통째로 학습시켜 레이더가 스스로 드론과 새를 구별하도록 했다. 그 결과 초속 약 4m로 움직이는 소형 표적 탐지율을 30%에서 7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단거리 AES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지대공 복합 무기체계(H-SHORAD)와 지상 감지 레이더에 장착된다. 최근 해군 무인수상정(USV) 등 대형 레이더를 장착할 수 없는 소형 함정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네 곳인 단거리 AESA 생산라인을 연내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용인=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