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네트워크는 국가 전략 자산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첨단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파수를 할당해야 합니다.”(이인규 한국통신학회장)

통신업계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AI 수요 급증에 대비해 5세대(5G) 통신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10일 ‘AI 3대 강국을 위한 이동통신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통신학회 간담회에서 “통신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면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AI 시대를 맞아 통신망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AI 3대 강국으로 올라서려면 로봇,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고용량 데이터가 빠르게 오가는 첨단 통신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월간 데이터 트래픽이 2023년 약 700엑사바이트(EB)에서 2033년 3344EB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이후 추가 투자가 부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성현 KMW 사장은 “한국은 5G 상용화 이후 선제적인 통신망 구축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그 사이 산업 패권을 노리는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첨단 통신망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사들이 AI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만 집중하면서 통신망 투자가 부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주요 기업이 새로운 캐시카우(핵심 수입원)로 떠오른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치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동통신 3사가 확보한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은 459메가와트(㎿)로 추산된다. 국내 전체 용량의 30%다. 이동통신사의 투자 자금이 AI 데이터센터로 몰리면서 통신망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통신사의 설비투자는 감소세다. 전국 단위 통신망 구축에 통상 4~5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투자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AI 서비스의 체감 품질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