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효과요? 문 일찍 닫았죠"…상인들 한숨 나온 까닭 [현장+]
홍대·삼성역 상인들 "구경객만 몰려"
가게 앞, 구경하는 사람들 발판 돼
방문 매장만 북적, 주변 상권 평소 매출 줄어
가게 앞, 구경하는 사람들 발판 돼
방문 매장만 북적, 주변 상권 평소 매출 줄어
지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 로터리 인근의 한 초상화 가게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이곳은 전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문한 고깃집 '형님 저요' 맞은편에 위치한 곳이다. 해당 가게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인근 크레이프 가게는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고, 소품 가게 역시 젠슨 황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손님을 받기 어려웠다고 했다.
삼소 회동 인근 가게…구경하는 시민들 '발판'돼
'형님 저요'로 가는 길뿐만 아니라 인근 인도도 사람들이 붐벼 이동하려면 한 줄로 지나가야 했다. 잠시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경찰은 사고 방지를 위해 "가만히 서 계시면 안 됩니다. 이동하세요"라고 안내했다. 해가 지면서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뒤로 가라고"라고 고함치는 경찰 지시도 들렸다. 식당 인근 상점 앞까지 사람들로 붐볐지만, 정작 상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상점 입구 주변은 관람석처럼 변했다. 황 CEO를 보기 위해 몰린 시민들은 인근 상점 앞 단차를 발판 삼아 올라갔다. 상점 창문 앞과 출입구 주변은 인파로 가득 찼다. 결국 해당 초상화 가게는 평소보다 4시간 이상 이른 오후 6시에 문을 닫았다. 가게 직원은 "평일 저녁은 오후 8시~9시가 가장 손님이 많다"며 "외국인 관광객 등 손님들이 저녁 먹고 카페 가기 전 들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일찍 닫았다"고 말했다.
인근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크레이프 가게는 황 CEO를 보기 위해 몰린 시민들이 가게 앞 좌석 위에 올라가면서 직원이 여러 차례 제지해야 했다. 해당 가게 직원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해도 계속 서 있더라"며 "평소 같으면 붐빌 금요일 저녁 시간인데 오히려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성지순례' 줄 선 회동장소…수혜는 특정 매장에만
'형님 저요' 입구 맨 앞에서 입장을 기다린 김종현 씨(51)와 권경 씨(47)는 "지난번 깐부회동 때도 찾아갔었다"며 "자신 잘되라고 기운 받으려는 것도 있고, 오면 사진도 찍고 관광 온 느낌이 나서 좋다. 그래서 찾아간다"고 말했다.
인근 대형 고깃집 관계자는 "주말에는 백화점이나 코엑스에서 구경하고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날은 평소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며 "원래 주말은 만석인데 그날은 만석이 안 됐다"고 했다. 깐부치킨 인근 김밥집 사장님은 "깐부 가게만 잘 된다"며 "주변 가게들이 잘 된다고 하는데 오피스 상권인 것도 있지만 큰 영향 없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