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석인 법무장관 후보자로 자신의 개인 변호인 출신인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을 공식 지명했다. 당파를 초월한 중립적 업무 수행이 요구되는 자리에 자신의 최측근 충성파를 앉히는 것이어서 상원 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랜치 대행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하는 지명안을 연방 상원에 송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 로즈가든 비공개 행사에서 블랜치 대행을 새 법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이 발언이 담긴 영상이 댄 스캐비노 부비서실장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블랜치 후보자는 2023년 대형 로펌을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진행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사건과 기밀문서 불법 보관 혐의 사건 모두에서 수석 변호인을 맡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두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모두 그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됐다. 유죄는 인정되지만, 처벌은 없는 '무조건 석방' 선고받거나 검찰 요청으로 기소가 기각되는 방식으로 처리돼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다만 블랜치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관 대행 재직 시절 그가 추진한 이른바 '사법 피해자 기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기금은 미 국세청(IRS)을 상대로 한 100억달러 규모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바이든 정부에서 사법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지지층을 지원하는 방안이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당시 작성된 합의문에는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의 세금 문제를 조사하거나 기소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배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블랜치 후보자가 이 합의문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랜치 후보자는 지난 2일 연방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이 기금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한발 물러섰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