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AI 인재 다 빠져나간다"…경고등 켜진 한국
"AI 특허 세계 1위면 뭐하나"…한국에 날아든 '무서운 경고'
AI 성과는 앞서지만 인재는 빠져나가
의대 쏠림·해외 이직에 생태계 흔들
중국은 대학·연구 인프라 동시 확대
"우수 인재 장기 정착 생태계 필요"
AI 성과는 앞서지만 인재는 빠져나가
의대 쏠림·해외 이직에 생태계 흔들
중국은 대학·연구 인프라 동시 확대
"우수 인재 장기 정착 생태계 필요"
AI 인재 경쟁, 기업 넘어 국가전으로
7일 국회연구조정협의회 공동연구 보고서 'AI 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과 정책 과제'에 따르면 한국은 AI 특허와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고급 AI 인재의 양성·정착·유치 체계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AI 인재 확보 경쟁이 기업들의 채용 경쟁을 넘어 각국 정부의 전략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봤다. 현재 주요국은 이민 제도, 연구비 지원, 세제 혜택, 컴퓨팅 인프라 투자까지 동원해 고급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스탠퍼드대, MIT(메사추세츠공대), 카네기멜론대 등 주요 대학과 실리콘밸리 빅테크 생태계의 연결을 앞세워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고, 중국은 해외에서 활동한 고급 인재가 귀국하면 주거·연구비·자녀 교육을 묶은 패키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상황을 거론하며 "AI 인재 경쟁은 기업 간 쟁탈전을 넘어 국가 간 전략 경쟁으로 격상됐다"고 짚었다.
기술력은 세계 최상위…인재는 다 빠져나가
문제는 인재를 키우고 붙잡는 구조다. 같은 보고서에서 인재 분야 종합 순위는 13위에 그쳤다.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률은 링크드인 사용자 1만명당 -0.36명으로, 미국(+0.92명), 싱가포르(+0.90명), 영국(+0.62명)은 물론 종합 순위가 한국보다 낮은 프랑스(+0.16명)도 순유입을 기록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AI 인재보다 나가는 인재가 더 많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특허와 모델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낼 인재는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의대 선호가 이어지면서 최상위 이공계 인재가 AI 전공으로 진학해 연구자와 개발자로 성장하는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양성된 박사급 연구자들도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보상을 찾아 해외 대학이나 빅테크로 이동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AI 분야 교수가 해외로 이직할 경우 연봉 차이가 4배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대학은 총정원 규제로 AI 관련 학과 정원을 산업 수요에 맞춰 늘리기 어렵고, 이를 가르칠 교수 인력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중국은 AI 전공 600개로 늘렸다
칭화대 '야오반' 등 엘리트 집중 육성 체계로 최상위 연구자를 조기에 발굴하고, 산·학·연·정 협력을 제도화해 대학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갖췄다. '동수서산' 프로젝트로 국가 차원의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연구자들이 국내에서도 세계 수준의 AI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딥시크와 Qwen 등 오픈웨이트 모델 공개도 인재 잔류와 맞물려 있다고 연구진은 봤다. 공개 모델을 중심으로 연구자와 스타트업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과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핵심 연구 인재의 자국 잔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양성보다 장기 정착 생태계 필요"
결국 한국의 AI 인재 정책은 단기 과제 수주 중심에서 장기 정착형 생태계 구축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연구진은 권역별 AI 연구거점 지정, 기관 단위 블록 펀딩과 다년도 연구비 도입, 청년·중견·핵심 연구자로 이어지는 단계별 성장 경로 설계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고급 AI 인재의 국내 정착과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 정비도 과제로 제시됐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인재의 귀환을 돕는 패키지 지원, 외국 인재를 위한 AI 특화 비자·체류 제도 정비, AI 연구인력에 대한 세제 지원 실효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AI 인재 문제의 본질은 규모의 부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며 "양성·정착·세제·거버넌스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단기 성과 중심으로 분절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