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여당을 밀어주면서도 일방 독주에 대한 견제구를 함께 날렸다. 행정권과 입법권을 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광역단체장 12곳을 몰아줬지만 서울을 비롯한 핵심 격전지에선 절묘한 브레이크를 걸었다. 집권 초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지원하면서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려는 ‘무서운 민심’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에게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말했다. 여당은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기 부산 강원 충남 전북 등 12곳을 석권했다. 2022년 17곳 중 5곳만 가져온 것과 비교하면 약진했다. 하지만 경북을 비롯해 초박빙 승부 끝에 서울과 경남, 대구 지역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개표 내내 승리가 예상된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막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역전당한 것을 두고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14명을 뽑아 ‘미니 총선’으로 불린 이번 선거는 원래 13석이 민주당, 1석이 국민의힘 몫이었다. 하지만 격전지로 분류된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에서 각각 한동훈 무소속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게 자리를 내줘 전체 9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정권 초반 여당의 독주에 견제 장치를 두려는 유권자 심리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 기간 야당 후보들은 “최후의 보루 서울만은 남겨달라” “오만한 정권이 ‘보수의 심장’ 대구까지 넘본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지세 결집을 호소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서울에선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정원오 후보가 역량을 증명하지 못했고, ‘한강벨트’ 부동산 문제도 극복하지 못했다”며 “경남과 대구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앞세운 정권 견제론이 먹혀들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지방선거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권 독주에 대한 민심이 확인되면서 삼권분립 원칙 훼손 우려가 제기된 ‘공소취소 특검법’ 등을 추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