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안 입어도 '인기 폭발'…요즘 뜨는 '500만원 결혼식' [발굴단]
전통혼례·K브라이덜샤워 찾는 예비부부들
결혼식도 '의미 소비'...전통 입는 웨딩 문화
"밥 맛있는 곳, 주차 편한 곳보다 기억 남길"
결혼식도 '의미 소비'...전통 입는 웨딩 문화
"밥 맛있는 곳, 주차 편한 곳보다 기억 남길"
이 결혼식은 일반적인 결혼식과는 달랐다. 웨딩드레스, 턱시도, 주례 그리고 축가도 없었다. 대신 빨간색·남색 전통혼례 한복을 입은 부부가, 주례자가 아닌 홀기를 읊는 집례자가, 축가 대신 창과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다. 하객들은 꽃잎 대신 쌀을 뿌리면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평소 보기 힘든 결혼식에 하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연신 결혼식 과정을 촬영했다.
이처럼 전통혼례 등 결혼 문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복과 전통 소품을 활용한 'K 브라이덜 샤워'까지 나타났다. 이들은 전통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부와 하객 모두가 함께 즐기고 기억할 수 있는 경험으로 재해석하고 있었다. 전문가는 이러한 흐름이 결혼식을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밥보다 기억에 남는 결혼식"…예비부부가 전통 선택한 이유
김씨는 "일본에서 오신 하객분들에게 우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특히 사전답사 때 잔칫집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며 "결정적으로 여러 선택지를 두고 비교할 때 일본인인 신랑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결혼사진으로 결혼식을 대신하는 포토콘으로 간단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전통혼례 수요는 예약 현황으로도 확인된다.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전통혼례는 매주 예약이 마감되고 있다. 운영사 측에 따르면 전통혼례 수요는 코로나 전부터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제 부부 비중이 10%에서 40%로 증가했다. 김동진 운영사 대표는 "하객으로 참석한 뒤 현장에서 전통혼례를 바로 문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형제나 친인척이 결혼식을 보고 다시 전통혼례를 선택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일반 결혼식과 비용 차이가 없었어도 전통혼례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비용보다 경험을 더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다만 전통혼례는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전통혼례의 평균 비용은 식대를 제외하고 400만~5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한국소비자원의 '결혼서비스 가격 조사'에서 지난 2월 전국 평균 결혼비용이 2139만원인 것과 비교된다. 결혼비용은 예식장 계약금과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등을 합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결혼식 당일에만 머물지 않는 '전통'…K 브라이덜 샤워까지 등장
해당 콘텐츠를 올린 신부 유지원 씨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그저 즐거운 추억"이라며 "영상에는 안 나왔지만 친구들이 돌쇠 옷을 미리 입고 아파트 지상 주차장부터 현수막을 들고 올라오기도 했다. 친구들이 특별한 파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전해줬다"고 말했다.
한국 웨딩 산업을 분석한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을 쓴 이소연 작가는 "한국 웨딩 산업은 높은 효율성을 강점으로 하지만 '공장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그 과정에서 의미가 퇴색되기도 한다"며 "신랑신부가 직접 참여하고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건강한 결혼식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발(足)굴단'이 탄생했습니다. 발굴단은 화제의 현장이라면 어디든 빠르게 달려가 직접 확인해보고 꼼꼼하게 검증해 보겠습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