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육감 아무나 찍었다"…무효표 100만개 '대혼란'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 중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는 108만7120표로 전체 투표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지사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가 43만3975표(1.6%) 라는 점을 고려하면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송파구 2개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개표율 99.92% 기준으로 무효표를 집계했다. 무효표는 투표용지에 아무도 안 찍거나 여러 후보를 찍은 경우, 정규 기표용구를 사용하지 않거나 투표용지가 훼손된 경우 등이 해당된다.
무효표가 1, 2위 후보 간 표차보다 큰 지역도 있었다. 막판에 결과가 뒤집힌 경남교육감 선거에서는 당선자인 권순기 후보와 송영기 후보 간 표차가 7165표였는데, 무효표는 10배에 달하는 7만1333표가 쏟아졌다. 막판 역전극이 벌어진 대전에서도 당선자인 오석진 후보와 2위인 성광진 후보간 표차가 4521표였는데, 무효표는 2만5715표에 달했다.
교육감 선거에서 유독 무효표가 많이 쏟아지는 이유는 투표용지에 정당명이나 기호가 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당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투표용지에도 후보자 이름만 나열돼 있다. 지역별로 투표용지마다 후보자 이름 배열도 다르다.
실제 투표 현장에서는 어떤 후보를 뽑을 지 모르는 채 투표소로 향했다가 투표용지를 받고 당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3일 충북 청주 성안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한 시민이 "교육감 선거 후보들은 왜 기호번호가 없냐"며 "지금이라도 공약집을 보게 가져다 달라"고 요구해 투표 관리관들이 진땀을 뺐다. 관리관들은 "비치돼 있는 공보물은 없으며, 투표용지를 이미 받으신 경우에는 자리를 떠날 수 없으니 그대로 기표하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특히 올해는 진영 간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후보간 네거티브와 고소·고발전이 이어졌고, 후보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만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공약에 대한 논쟁 자체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처럼 무효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교육감 직선제 무용론도 제기된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공당 추천을 받는 방식이나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재연/최영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