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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뜬 재계 2·3세…한·중 '오작교' 된 노재헌 [차이나 워치]
"관저를 교류 플랫폼으로"…관계 복원에 적극 활용
한·중 경제 협력, AI·플랫폼 시대 준비
한·중 경제 협력, AI·플랫폼 시대 준비
허진홍 GS건설 부사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 담서원 오리온 부사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 겸 삼양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다.
건설, 식품, 소비재, 소재, 투자, 법률, 스타트업 등 한국 경제의 차세대 수장들은 중국 기업인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다.
기업·청년 앞세워 한·중 간극 메우는 주중대사관
이날 중국 측에선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린찬 최고사업책임자(CBO), 류젠 헝쿵그룹 부총재, 정즈하오 펑페이그룹 부사장, 중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우마트의 장캉융 최고데이터·콘텐츠책임자(CDO) 등이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다양한 부문의 차세대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중국 대표 플랫폼, 유통, 제조, 투자업계의 젊은 리더들이 한국 기업인들과 다양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선 실질적 메시지도 나왔다.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건설 중인 불닭볶음면 생산공장 관련 올해 연말부터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고, 오리온도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주중한국대사관은 앞서 26~27일에도 한·중 청년 교류 행사인 '소담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중 청년으로 구성된 한·중 우호수호천사단, 청년 공공외교 사절단, 서울에서 출범한 한·중 청년 미래 우호증진단 등이 모였다.
역사 인식·기술 협력 투트랙 포석
노 대사가 최근 청년·기업 교류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한·중 관계의 복원 이후 관리라는 외교적 과제가 자리 잡고 있다.한국 정부는 최근 한·중 관계의 방향을 민생과 평화를 축으로 삼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노 대사는 실용적인 노선을 택했다. 한·중 정부 간 대화만으로는 관계 복원을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기업과 청년을 앞세워 접촉면을 넓히려는 것이다.
이 간극을 메우려면 기업인과 청년 세대가 직접 만나 신뢰를 쌓는 장이 필요하다는 게 노 대사의 판단이다.
한·중 청년 기업가 포럼에 바이트댄스, 우마트, 중국 투자업계 관계자들이 일제히 참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과 빠른 디지털 전환 속도를 확인할 수 있고,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의 브랜드, 콘텐츠, 제조·소비재 경쟁력, 글로벌 시장 경험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한·중 청년 교류도 장기 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양국 청년 세대는 과거 세대보다 상대국에 대한 정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 플랫폼, 비즈니스 교류가 확대된 데 비해 역사·안보·문화 논쟁을 둘러싼 온라인 갈등도 적지 않다.
주중한국대사관이 독립운동 유적, AI와 디지털 전환, 동북아 국제관계라는 의제를 내세워 청년들 간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사 인식에서 출발해 기술 협력과 국제관계로 이어지는 구조를 노린 전략이다.
베이징 외교가 한 관계자는 "다양한 관저 포럼과 청년 대화를 통해 노 대사가 정상회담과 고위급 대화의 후속 작업인 실무 접촉과 협력 경험 축적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한·중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안고 있는 관계인만큼 노 대사가 양국의 오작교를 자처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