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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골프 경제'…年 8500억원 황금알 낳다
50여년간 국가 핵심산업 된 골프
하산 2세 前국왕이 설계
PGA투어 '하산 2세 트로피' 개최
호텔 만실·고급 식당가 문전성시
한해 골프 관광객 15만명 달해
스포츠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
글로벌 기업인·투자자 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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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라바트 시내는 거대한 비즈니스 특구를 방불케 했다. 주요 5성급 호텔의 프리미엄 객실은 일찌감치 완판됐고, 고급 렌터카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반세기 넘게 왕실 주도로 골프 산업을 육성해 온 모로코가 매년 8500억원 이상을 유치하는 유럽 자산가들의 ‘프리미엄 휴양지’로 확고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반세기 걸쳐 완성된 핵심 산업
모로코가 누리는 막대한 골프 경제 효과는 1971년 고(故) 하산 2세 전 국왕의 설계에서 시작됐다. 그는 관광산업 부흥과 내수 진작의 핵심으로 골프를 선택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 대회를 창설해 해외 VIP를 초청하고, 라바트, 카사블랑카, 마라케시 등 주요 도시에 왕실 직속의 ‘로열 골프’ 클럽을 조성했다. 유럽 부호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자국 골프 붐업과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꾀했다.
특히 프로암 라운드는 왕실의 비즈니스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현재 라시드 회장이 주관하는 VIP 프로암은 유럽 기업인들이 비공식적으로 경영 전략을 논의하고 투자를 모색하는 일종의 기업설명회 장소로 활용된다. 신원이 철저히 보안에 부쳐지는 프로암에는 올해도 유럽의 거물급 투자자가 모여 은밀한 네트워킹을 펼쳤다고 알려졌다.
◇‘오일머니’와 다른 확실한 비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외부 확장에 주력하다가 수익성 한계로 최근 사실상 골프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는 사우디와 모로코의 산업 육성책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국가적 자본 규모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한 모로코는 처음부터 내부 골프 생태계 구축이라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반세기 전 다진 기반 위에, 이제는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3대 마스터플랜(스포츠·경제·교육)을 가동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그 뼈대는 2019년 선포한 ‘골프 산업 전략적 비전’이다. 모로코는 현재 45개 이상인 코스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연간 골프 관광객 100만명 유치, 직간접 일자리 10만개 창출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미래를 위한 인재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엘리트 선수 육성 제도를 가동해 지난해에만 15명의 유망주를 미국 대학(NCAA) 전액 장학생으로 진학시키며 챔피언 배출에 속도를 냈다. 명문 코스 관개용수로 폐수를 100% 재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 역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핵심 축이다.
접근성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꽉 잡은 모로코의 다음 타깃은 역동적인 성장세의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이다. FRMG는 최근 대한골프협회(KGA)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질적인 교류를 시작했다. 단순 친선을 넘어 한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아시아의 ‘큰손’을 끌어들이려는 포석이다.
잘일 베나주 FRMG 이사 겸 대회 조직위원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세련된 생태계를 갖춘 선진 골프 시장”이라며 “KGA와의 파트너십은 양국 골프산업이 유기적인 비즈니스 가교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로코는 프리미엄 관광과 고용, 유소년 육성, 환경적 책임이 융합된 완전한 골프 생태계를 제공하는 국가로 거듭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라바트=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