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과 은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골드바·실버바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거래소나 금은방에서 거래할 때 내야 하는 부가가치세 등 세금과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개인 간 현금 거래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가짜 물품 매매, 입금 사기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방금방 등 직거래 활발

수수료 아끼려다 '세금 눈덩이'…40대 직장인 '날벼락'
2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금 직거래 플랫폼 금방금방의 월간활성이용자(MAU·누적)는 올해 1~4월 26만29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MAU(49만8203명)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2023년 33만9174명이던 금방금방 MAU는 2025년 49만8203명으로 늘며 2년 만에 50만 명에 육박했다.

금값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수록 직거래 수요는 더 커지는 움직임이다. 금을 장기 보유하던 개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면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60대 박모씨는 최근 금값이 오르자 집에 보관하던 돌반지를 처분하기 위해 직거래에 나섰다. 박씨는 “금은방에 넘기는 것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직거래를 택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1㎏ 실버바를 525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당근마켓 캡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1㎏ 실버바를 525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당근마켓 캡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도 금·은 직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은 제품은 금보다 고중량·고액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근마켓은 운영정책상 100만원 이상 금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은 제품에는 별도 거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판매자들은 보증서를 함께 제시하거나 시세 변동에 맞춰 가격을 낮췄다며 게시글을 연신 끌어올리고 있다. CCTV가 설치된 공개 장소에서 직거래하겠다는 글이 있는가 하면 택배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힌 매물도 있는 등 거래 형태도 다양하다.

당근마켓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운영정책 위반 게시글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윤 추구 목적의 반복 거래나 전문판매업자 활동은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체 상호까지 노출한 채 500만원 상당의 1㎏ 실버바 세 개를 택배로 거래할 수 있다는 글도 쉽게 눈에 띄었다.

◇사기 등 범죄 위험 노출

문제는 직거래가 활발해질수록 각종 사기 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직거래 특성상 판매 물품의 진위를 개인이 완벽하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텅스텐 등이 섞인 가짜 골드바나 중량을 속인 제품이 유통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 이후 위조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개인 간 거래 특성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금을 들고 직접 만나 거래하는 과정에서 범죄에 엮일 수도 있다. 고가 골드바 특성상 거래 현장에서 물건을 들고 달아나거나 예약금을 받은 뒤 시간을 끌다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금·은 직거래는 경찰서 앞이나 은행에서 만나 거래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세금 폭탄 맞을 수도

세금 문제도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집에 보관하던 금을 한두 차례 처분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거래 규모가 크거나 반복적으로 거래하면 세무당국이 사업성 거래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사업소득으로 분류돼 종합소득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금방금방 등에는 최근 이 같은 세금 이슈 문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직장인 서모씨는 “금방금방에서 금 1㎏을 5g, 10g 단위로 팔았더니 세무당국이 수백 건의 거래로 판단해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며 “반복 거래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 폭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최영총/류병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