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엔지니어 모습 / 사진=CXMT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엔지니어 모습 / 사진=CXMT
중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투톱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 장기화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줄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신궈지(SMIC) 등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경쟁하는 중국 기업들 주가는 20일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했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돕고 한국 산업 전체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발 묶인 틈타 中 반도체 '몸집 불리기'
이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YMTC는 최근 상하이증시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 개시를 공식화했다. 지난 18일 중국 현지 대형 증권사 시틱증권과 중신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중국 D램 업체 CXMT도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소통하며 잠시 멈췄던 IPO 절차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YMTC와 CXMT는 2016년 설립된 중국 국유 반도체 기업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7.7%로 세계 4위를 차지했다. YMTC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1%로 6위에 올랐지만 마이크론(13%), 샌디스크(13%) 등 4위권과의 격차는 2%포인트 남짓에 불과하다.

두 회사가 나란히 IPO를 본격화한 것은 지금이 한국을 추격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봤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양사는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슈퍼호황을 타고 올 1분기 순이익을 냈다. CXMT는 전 분기 대비 1268.45% 증가한 330억1200만위안(약 7조2000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했다면 CXMT와 YMTC 실적 증가세를 촉진했을 것이라는 게 반도체업계의 중론이다. 생산 차질로 삼성전자가 소화하지 않은 물량이 ‘긴급 주문’ 형태로 CXMT, YMTC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삭줍기로 중국 기업 실적이 늘면 IPO 때 자금 조달 규모를 키우는 데도 유리하다. 두 회사가 자금 조달 목표를 기존 6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CXMT와 YMTC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삼성전자 추격을 위한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설비 확대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육성 중인 파운드리 사업에서 타격을 입을 뻔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파업이 현실화했다면 SMIC와 화훙 등 중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객 주문을 받아 제품을 제조하는 파운드리는 다른 어떤 사업보다 ‘고품질 제품 생산’과 ‘납기 준수’가 중요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신뢰를 잃으면 고객사가 찾을 수 있는 대안으로 중국 기업이 꼽힌다. 이날 SMIC, 화훙 등 중국 파운드리 주가가 10% 이상 오른 것도 ‘반사이익 기대’를 반영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