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미쳤어요"…데이트 나온 2030, 성수 대신 찾는 곳 [현장+]
성수 대신 동묘 하루코스 찾는 2030
1000원 토스트·2000원 안경테 등 '압도적 저렴'
고물가 시대 속 2030 '저비용 놀이터'된 동묘
'만원 동묘 하루 코스' SNS서 확산하고 있어
말랑이 열풍 맞물려 '동묘→창신동' 유입 증가
1000원 토스트·2000원 안경테 등 '압도적 저렴'
고물가 시대 속 2030 '저비용 놀이터'된 동묘
'만원 동묘 하루 코스' SNS서 확산하고 있어
말랑이 열풍 맞물려 '동묘→창신동' 유입 증가
여자친구와 함께 온 정현욱 씨(20)는 "오늘 예산은 3만원"이라며 "저희 나이대는 쓸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밥도, 물가도 비싸다 보니까 적은 돈으로 오래 구경하고 놀 수 있는 동묘로 왔다. 성수, 한남은 마음 놓고 가기 어렵다"고 했다.
동묘부터 창신동까지…SNS 탄 '저예산 코스'
상인들은 최근 2030 유입이 늘었다고 체감했다. 빈티지 안경 가판대를 운영하는 70대 A씨는 "30년 동안 가판했는데 석달 전부터 안경 구경하러 오는 어린 친구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LP판 가게 점주인 안재성 씨(75)는 "우리 가게 오는 나이든 사람은 5~10%밖에 안 된다"며 "원래 LP판은 중장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팔아왔는데 젊은 친구들이 대다수"라고 했다. 가게 한쪽에는 장당 5000원~1만원 하는 LP판들이 정리돼 있었다.
도보 10분 거리인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의 인기 역시 동묘 유입과 맞물려 있다. 말랑이 열풍으로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가 젊은 층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동묘시장과 문구거리를 함께 묶은 '저예산 데이트 코스' 게시물이 확산하는 중이다. 두 공간 모두 적은 비용으로 오랜 시간 머물며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공통으로 꼽힌다.
실제 SNS에서도 동묘 관련 언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소셜 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동묘'에 대한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7.09% 늘었다. 같은 기간 긍정적 언급량은 81%로, 주로 '좋다', '레트로', '사람 많다', '맛있다'라는 키워드가 집계됐다. 인스타그램 '동묘' 해시태그 게시물도 67만건을 넘었다.
"돈 안 쓰는 게 아니다"…2030의 불황형 소비
이 교수는 "동묘는 서울 시내에서 근거리로, 저비용·공간·경험 소비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라며 "경제가 불안하더라도 소비는 이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성비·가심비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곳을 꾸준히 탐색한다. SNS 인증부터 구경까지 현장에 간 것 자체가 2030은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