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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차 수요 위축…한국 배터리 덮쳤다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 28% 급감
보조금 폐지·내연기관 규제 완화 겹치자
생산 계획 철회…합작 공장 재검토 나서
잘나가던 LG엔솔·SK온·삼성SDI
북미 사업계획 전면 수정 불가피
유럽시장과 ESS로 돌파구 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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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과 ESS로 돌파구 찾기 나서
◇ 북미 계약 재논의 나선 배터리 3사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SK온과 일본 닛산자동차는 2028년 시작할 예정이던 99.4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재검토 중이다. SK온이 닛산 미국 미시시피주 캔턴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해당 공장의 전기차 생산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와 체결한 첫 계약이다. 계약 규모만 15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외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서 맺은 계약 이행이 불투명해지는 등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배터리 조인트벤처(JV) 스타플러스에너지(SPE) 청산을 검토 중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추진하던 5조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은 추진 방향을 놓고 논의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JV인 넥스트스타에너지(NSE) 지분을 정리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도 하이브리드카 또는 ESS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 전기차 수요 둔화 중인 美
자동차 정책 방향도 내연기관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시점을 2년 연기하는 방안을 최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판매 약세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7년형 소형차와 중형차 모델의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량을 기존 대비 50~70%가량 감축하도록 강제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유럽 등 다른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된 차량 중 순수 전기차 비중은 19.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이다. 지난 3월 SK온 배터리를 장착한 유럽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지역에서 ESS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분위기 반전에 나설 기회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ESS 누적 설치량은 2030년 최대 7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전망이다. 2024년(83GWh)과 비교하면 약 8.4배로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다소 둔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기차 보급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며 “대체 시장을 발굴하고 ESS 수요에 대응하며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주 확대로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 부진 털어낼 것"…배터리 3사, 하반기 반전 노린다
고유가 장기화·ESS 수요 증가 힘입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을 축소한 점은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내 ESS 판매와 값비싼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늘린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지난 20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수조원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2분기에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3사 중 영업손실이 가장 컸지만, 북미 지역 판매량 증가와 유럽·아시아 지역 판매량 회복세로 전 분기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SK온은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물량 기준 총 565MW(메가와트) 중 284MW를 수주해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온 측은 “향후 ESS 사업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후속 입찰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유가 부담이 글로벌 전기차 구매 심리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