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AFP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 지 나흘 만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는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 초청으로 19~2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현안,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 주요 국제·지역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과 부처 간 협력 문서도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미·중 정상회담과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15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무역·대만·이란 정세 등을 논의했다. 양국은 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지만 대만·이란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푸틴 대통령 방중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미·중 정상회담 결과 공유를 꼽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미 간 상호작용에 대해 중국 측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중국에 도착하면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트럼프 회담 분위기를 직접 평가하고 중러 관계를 재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이번 연쇄 정상외교를 국제적 영향력 확대의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안정성과 확실성의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다.

실제 중국은 올해 들어 미국·러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 국가 지도자들과의 정상외교도 잇달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국이 국제 정세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동 정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이번 연쇄 정상외교가 중국의 외교적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독자적 영향력의 한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