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지정' 기업 82곳 달해
1000원 미만 동전주는 140개
올 코스피 78% 뛸때 22% 상승
'기술특례 상장 평가유예' 종료
바이오 등 부실종목 증가 전망
‘1822곳 중 360여 개.’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코스닥 상장기업(스팩 제외) 다섯 개 중 한 개 기업이 상장폐지 위험에 놓였다. 정부는 이 같은 좀비기업이 코스닥시장의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퇴출 속도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업종에서는 ‘성장기업 새싹 자르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스닥시장 부실기업 신속 퇴출”
15일 한국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총 364곳의 기업이 퇴출 위험에 놓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총 82곳이 상장폐지 전 ‘옐로카드’ 단계인 관리종목지정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관리종목 지정 기업 중 실제 퇴출 사유가 확인된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도 55곳에 이르며,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도 10곳에 이른다.
여기에 코스닥시장 퇴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282곳의 기업이 새롭게 퇴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주가 1000원 미만 기업은 140개다. 내년 1월부터는 시가총액 300억원을 넘지 못하는 195곳도 퇴출 대상이 된다. 두 기준에 중복되는 기업은 53개로, 개별기업 기준 282곳이 상장폐지 위협에 놓이는 것이다. 전체 상장사 중 19.98%에 달하는 기업이 퇴출 직전 기업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이처럼 강도 높은 좀비기업 퇴출에 나선 이유는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상장 지위만 유지하며 연명하는 기업들이 코스닥지수의 하방 압력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77.81%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22.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치 없는 상품, 썩은 상품이 많이 쌓이면 고객 신뢰가 훼손되기 마련”이라며 “코스닥시장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비전 없는 부실종목이 주가조작세력에 이용되고, 주가지수를 잠식하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며 “도려낼 곳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정비해 우리 증시가 건강한 우상향 구조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실기업의 역설
동전주를 옥석 가리기 한 이후에도 ‘퇴출위험 예상 기업’은 늘어날 수 있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한 기술특례상장기업 때문이다. 기술특례 상장기업들은 상장 후 5년 동안 재무 평가 유예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규제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 및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대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바이오 관련 기업 관계자는 “장기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한 첨단 산업군까지 천편일률적인 재무 잣대를 대는 것은 혁신 기업의 새싹을 자르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코스닥을 1~3부로 나누면 더 많은 동전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한 기업 관계자는 “아직 코스닥 1부가 몇 개 기업으로 구성될지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신규 상장 기업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2~3부에 속한 기업은 ‘불량 기업’으로 낙인찍혀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