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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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면서도 외교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을 절대 믿을 수 없다”며 “(미국과) 합의가 되려면 이 불신이 명확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사례로 지난 2월 말 제네바 핵협상을 언급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2월 말) 제네바에서 미국과 마지막 핵협상을 했을 때 (중재자였던) 오만 외무장관이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트윗을 올렸고 나도 그랬다고 확신했다”며 “오만 외무장관은 이 트윗을 올리기 전 우리와 미국 대표단에게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표단 역시 “‘맞다. 오늘 우린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고 협상이 아주 곧 끝나길 바란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틀 뒤 2월 28일 그들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함께 우리 국민에게 침략 행위를 했고 우리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휴전에 대해서는 “아주 깨지기 쉬운 상태”라고 평가하면서도 “외교에 또 한 번 기회를 주기 위해 우린 휴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적 수단으로 달성할 수 없는 건 협상장에서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협상과 외교만이 유일한 윈-윈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중동 분쟁 중재 역할에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우린 전장으로 돌아가 전쟁을 하는 것과 협상장으로 돌아가 외교의 길을 걷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 준비됐다”며 “어느 시나리오인지는 상대방의 선택에 달렸다”고 경고했다.

이어 “외교를 탈선시키려는 파괴공작 요소가 있다”며 “미국을 또 다른 전쟁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호전광들이 있는데 미국이 실수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며칠 전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글을 올렸는데 그 이후 미국 측에서 대화와 상호작용을 계속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또 받았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협을 지나려는 선박은 우리 군과 반드시 조율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기뢰와 장애물이 해협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선박들을 안전하게 안내해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란 핵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미국은 이란의 핵역량을 다 파괴했다면서 지금 또 이란의 핵시설 공격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혼란과 상충하는 언급은 그들이 종전 계획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