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급 호위함 / 사진=국방부 페이스북
충남급 호위함 / 사진=국방부 페이스북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한국과 일본의 조선소 현장을 방문해 군함 건조 역량을 점검한다. 업계는 미국이 호위함 발주 입찰을 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보고 있다.

13일 방위사업청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미 전쟁부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군함 등 특수선을 제조하는 국내 조선사를 현장 방문한다. 13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14일 SK오션플랜트 고성사업장,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독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방한 주체는 미 전쟁부 산하 ‘CAPE’ 부서 관계자로 알려졌다. 무기 구매 전 비용과 전력 대안을 분석해 비교하는 조직이다. 전날 한국에 입국했다.

아직 사업 세부 규모, 입찰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미국 측이 관심을 보이는 군함을 ‘호위함’급으로 추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군함 건조가 가능한지를 사전에 살펴보기 위한 방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전쟁부는 한국 방문 전 일본의 조선소 현장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에선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호위함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호주는 지난해 8월 호위함 입찰에서 한국의 충남함급 호위함 대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을 최종 선택했다. 당시 모가미급 호위함 11척의 발주 가격은 총 65억달러(약 100억호주달러)에 달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모가미급 호위함.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일본 해상자위대의 모가미급 호위함.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업계에선 미국과 호주 정부가 선호하는 군함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호주는 구축함급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형 호위함을 원했다. 이미 이지스함과 구축함 전력을 보유한 미국은 가성비와 효율성을 더 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은 충남함보다 덩치가 크지만, 충남함은 국산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구입 비용이 낮아졌고 다양한 무기 체계를 갖췄다.

한국 조선소는 함정 건조 경험에서도 일본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충남함급 호위함과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수상함과 잠수함 건조 역량이 뛰어나다. SK오션플랜트는 함정 블록 등 특수선 공급망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군함을 발주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연방법은 군함 선박과 선체·상부구조 주요 구성품은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해외에서 군함을 건조하기 위해선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는 해외 업체에 맡기고 건조는 미국에서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조철오/안시욱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