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딸깍 중독성 미쳤다"…요즘 1020 사이서 인기 폭발 [트렌드+]
키보드 부품 '키캡' 인기
편의점·다이소·뷰티업계까지 관련 제품 출시
불안한 시대에 작은 위안…반복이 주는 '힐링 효과'
편의점·다이소·뷰티업계까지 관련 제품 출시
불안한 시대에 작은 위안…반복이 주는 '힐링 효과'
최근 서울 창신동 완구거리나 잡화를 파는 지하철 상가를 지날 때면 어김없이 이 같은 소리가 들린다. 키보드 내부의 스위치와 그 위에 씌우는 키캡으로 구성된 ‘클리커(clicker)’를 누르는 소리다. 소비자들이 매장 앞에 멈춰 서 제품을 손에 쥔 채 연신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특유의 반복적 소리와 촉감이 심리적 안정감을 줘 1020세대의 ‘힐링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딸깍" 소리에 빠진 1020…키캡 검색량 급증
키캡은 키보드의 스위치 위에 씌우는 플라스틱 덮개를 말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키보드를 꾸미는 ‘커스텀 키보드’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키캡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졌다. 스위치에 내재된 키보드 축과 키캡 종류에 따라 타건감과 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키보드 키 3~4개를 묶어 가방에 다는 ‘키캡 키링’으로도 유행이 번지며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키를 누를 때 클릭음과 비슷한 소리가 나 ‘클리커’로도 불린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주는 독특한 촉감과 중독성 있는 소리에 매력을 느낀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소리가 중독성 있고 누를 때 손끝에 느껴지는 촉감이 좋다”며 “계속 누르고 있으면 잡생각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 다이소까지…유통가 휩쓴 키캡
트렌드 대응이 빠른 편의점업계는 이미 키캡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사탕·초콜릿·도시락 등에 인기 캐릭터 키캡을 동봉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식이다. CU는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포켓몬 키캡 키링을 선보였는데 약 보름 만에 재고 소진율 99%를 기록했다. 이달 출시한 ‘패트와매트’ 키캡도 약 열흘 만에 5000개가 판매됐다. GS25 역시 지난 6일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IP(지적 재산권)와 협업해 캐릭터 키캡을 동봉한 도시락 상품을 출시했는데,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도시락 카테고리 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제품 인기는 리셀(재판매)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최근 한 달(4월11일~5월12일)간 키캡 키링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도 34.7% 늘었다. 특히 CU가 선보인 포켓몬 키캡 키링은 이날 기준 크림에서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초콜릿과 키링이 포함된 당시 기획 세트 가격이 1만7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증정품인 키링에만 두 배 이상의 웃돈이 붙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학업, 취업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소리와 촉각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설명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ASMR이나 클리커처럼 리듬감 있는 소리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며 “단순하고 반복적인 청각·촉각 자극은 근육 긴장을 이완시켜 일종의 명상 효과를 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큰 시대인만큼 일시적으로나마 마음에 안정을 주는 이 같은 콘텐츠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