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신입 승무원의 입사일을 이달에서 하반기로 미뤘다. 앞서 일부 LCC는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LCC업계에 고용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 상반기 채용한 신입 승무원 100명 중 50명의 입사일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입사할 예정이었지만, 회사는 며칠 전 합격자들에게 입사 시기를 9월 말~10월 초로 변경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명 중 나머지 50명은 입사해 교육을 받고 있다.
신입 입사 미룬 진에어…티웨이·제주항공은 무급휴직
진에어 관계자는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입사 시기를 조정하게 됐다”며 “최종 합격자를 채용한다는 계획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진에어가 신입 승무원의 입사를 연기한 것은 전쟁 이후 국제선 운항편 자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지난달 괌 등 8개 노선에서 45편을 줄인 데 이어 이달에는 푸꾸옥 등 14개 노선에서 131편을 감편했다. LCC업체가 감편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다른 항공사도 고용 불안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5~6월 두 달간 국제선 왕복 187편을 줄였고, 이스타항공은 왕복 150편을 감편했다. 전쟁 이후 국내 LCC업계에서 줄어든 국제선 운항 편수는 왕복 1000편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잇달아 비상 경영을 선언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두 달간 무급 휴직을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항공업계는 고유가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여름철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현상까지 더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214.71달러였다. 전쟁 전인 1월 16일~2월 15일 평균 가격(배럴당 85.85달러)에 비해 약 2.5배로 치솟았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 운임 외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유류할증료가 높아질수록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늘어 항공편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전쟁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 항공업계 전반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에픽AI에 따르면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올 2분기 각각 733억원, 8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시욱/신정은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