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1분기 3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21년 이후 분기 최대 적자를 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으로 매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 쿠팡이 올해 대만·일본 등 해외 사업에 1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할 예정이어서 실적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탈팡’의 최대 수혜자인 네이버는 컬리에 지분을 추가 투자하는 등 ‘반(反) 쿠팡’ 동맹을 다지고 있다.
쿠팡, 정보유출 후폭풍…4년여 만에 최대 적자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올 1분기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의 매출과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2021년 4분기 3억9659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최대 규모 적자다. 이로써 쿠팡은 2024년 2분기(-2500만달러) 이후 6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외형 성장세도 꺾였다.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7.5%(달러 기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로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 쿠팡의 지난 1분기 활성 사용자(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사람)는 2390만 명으로 지난해 4분기(2460만 명) 대비 70만 명 감소했다. 이 때문에 물류량 예측이 부정확해져 불필요한 고정비 지출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1월부터 정보 유출 보상 쿠폰을 지급한 것도 매출 감소의 원인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보상 프로그램의 일회성 비용이 2분기 초반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성장세를 온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탈퇴한 유료 회원(와우 멤버십)의 80%가 재가입해 대다수 기존 고객이 유지됐다. 사업성은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실적 악화에도 대만·일본 등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해외 투자 확대로 연간 EBITDA 적자 폭이 최대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선 사용자 이탈이 지속되면 쿠팡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투자로 이미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의 ‘계획된 적자’가 있는 데다 올 상반기 중 개인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전체 매출의 최대 3%의 정보 유출 사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쿠팡에 적용하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최대 1조4000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이 흔들리는 사이 네이버와 컬리는 동맹 강화에 나섰다. 이날 네이버는 컬리에 330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네이버가 보유한 컬리 지분율은 기존 5.1%에서 6.2%로 높아졌다. 컬리는 투자금을 물류센터 시설 확충에 투자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의 e커머스 거래액 기준 점유율 격차가 2%포인트 내외로 크지 않아 쿠팡의 매출 둔화와 네이버의 성장세가 이어지면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