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 공동 합의서 서명식’에서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왼쪽부터), 정성철 HMM육상노조 지부장, 최원혁 HMM 사장, 이재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 김형준 한국해양진흥공사 본부장이 손을 잡고 있다.   HMM 제공
30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HMM 본사 부산 이전 노·사 공동 합의서 서명식’에서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왼쪽부터), 정성철 HMM육상노조 지부장, 최원혁 HMM 사장, 이재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 김형준 한국해양진흥공사 본부장이 손을 잡고 있다. HMM 제공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던 육상노동조합이 극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해운업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세계 8위 해운사인 HMM의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글로벌 물류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이전까지는 노사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5월 8일 주총서 정관 변경

물류대란 위기에…HMM 부산행 극적 타결
HMM의 본사 이전이 처음 거론된 건 3년 전인 2023년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MM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 후보 기업들과 함께 본사 이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부산을 해양 물류 중심지로 키우려는 정부 정책과도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 뒤 HMM 매각이 무산돼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가 했지만 지난해 9월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결정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HMM 본사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노사는 이후 수차례 본사 이전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HMM 육상노조는 지난 7일 최원혁 사장을 고발한 데 이어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고, 파업까지 예고한 상황이었다.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기 시작한 건 이틀 전이다. 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본사 이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뒤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파업으로 치닫을 경우 국내외 물류 마비는 물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모아지면서다.

HMM은 오는 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 관련 정관을 변경하고, 이전 등기 등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HMM의 최대 주주가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인 만큼 임시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 사장은 “협의를 진행하면서 많은 이견과 난관이 있었으나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사회적 대의에 동참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앞으로는 중동발 위기를 타개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보상안 등 구체적 논의 이제 시작

노사가 극적으로 타결점을 찾긴 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우려도 나온다. HMM은 대표이사 집무실을 이르면 6월 이전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한 교섭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부산 경제 발전을 위해 북항 내 랜드마크급 사옥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전할 인력 규모와 보상안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 했다. 정성철 HMM육상노조 지부장은 “향후 세부적인 논의 과정에서 노사 간 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HMM이 여러 가지 지원 요청을 했고, 관련 TF를 구성해 회의하고 있다”며 “세제 금융 지원방안 등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 결정되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HMM의 본사 이전으로 인한 부산의 생산유발 효과는 7조6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1만6000명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정은/노유정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