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과 29년만의 콘서트 오페라… KBS교향악단의 '카르멘' [리뷰]
성악보다 오케스트라가 지배한 무대
극보다 음악이 앞선 140분의 공연
KBS교향악단 제825회 정기연주회 현장
극보다 음악이 앞선 140분의 공연
KBS교향악단 제825회 정기연주회 현장
지난 18일 저녁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이 지휘한 KBS교향악단의 제825회 정기연주회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은 통상적 콘서트 버전의 오페라가 아니었다. 성악보다 오케스트라가 무대를 지배했고, 드라마보다 음악이 먼저였다. '오페라 콘서트'로 불러야 마땅한 공연이었다.
<카르멘>은 지난해 12월 정 감독이 부산에서 APO(아시안필하모닉)와 함께 선보여 호평받았던 작품이다. 공연에 앞서 여러 클래식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부산 공연을 본 후 "정명훈이 이끈 두 악단의 실력을 비교하기 위해 예매했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등장하는 단원들의 표정에서 책임감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서곡이 시작되자,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무대 위에서 악기 상태를 점검하던 주요 단원들의 남다른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일찍부터 무대에 나와 팀파니를 튜닝하던 이원석 수석과 남관모 트럼펫 수석은 서로의 악기에 대한 상태를 물으며 철저히 준비했다. 정명훈 지휘자가 등장하며 순식간에 시작한 카르멘 서곡에서 무대 좌측 상단에 위치한 이원석은 반대편 우측 무대 끝에 위치한 더블베이스 파트까지 넓은 시야로 바라보며 템포의 호흡을 맞췄고 남관모 역시 트럼펫 파트를 잘 이끌었다. 음악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KBS교향악단 바순 수석 박준태의 솔로였다. 군인 돈 호세가 술에 취해 등장하며 부르는 콧노래 멜로디를 바순이 먼저 제시하는 부분에서 중후한 음색과 준수한 호흡이 돋보였다. KBS교향악단은 공연의 음악적 중심축을 맡아 '독창과 합창이 가미된 정기 공연'을 성공적으로 연주했다.
KBS교향악단은 오케스트라가 중심축을 맡아 '스테이징(Staging)'을 최소화한 콘서트 버전으로도 오페라 속 드라마가 전달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140분동안 정명훈이 무대 위 포디엄에 올라 지휘한 '오페라 콘서트'에 열렬히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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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