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한국실명예방협회(현 한국실명예방재단)를 만들어 실명 위기에 처한 이들을 무료 검진·수술하는 등 국내에서 '실명 예방'과 '저시력 재활' 운동을 시작한 구본술(具本術) 재단 명예회장이 14일 오후 3시38분께 경기도 분당 보바스기념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6일 전했다.
향년 101세.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50년 11월부터 수도육군병원에서 안과 군의관으로 복무하며 수많은 눈 부상 환자를 치료했다.
국립의료원, 가톨릭대를 거쳐 1969∼1990년 중앙대 의대 교수 겸 부속 성심병원 안과 과장으로 일했다.
퇴직 후에도 1990년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겸 부속병원 안과 과장, 1992∼2004년 성애병원 안과 과장을 역임했다.
국립의료원 안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1958년 '북유럽에는 재활의학 차원의 실명 예방 활동을 벌이는 의사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1966년 미국 국방성 병리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실명 예방 활동을 배웠다.
1973년 10월23일 한국실명예방협회를 세워 혼자서 농어촌을 돌며 백내장·녹내장 환자를 수술하고 저시력 아동을 치료했다.
당시 생소했던 '안보건'(Eye Health) 개념을 강조했다.
저소득층 개안 수술과 도서·산간 지역 안과 검진 등 '움직이는 안과 병원' 활동도 고인이 주도했다.
1997∼2000년 한국실명예방재단 회장을 지냈다.
2000년 이후에는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재단 내 '구본술 저시력 상담센터'를 개소, 형편이 어려운 저시력자에게는 무료 진료와 함께 수술이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 및 정부 보조금을 소개했다.
1973년 한국신체장애자재활협회 이사, 1974년 대한안과학회장,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 실명 예방 분야 자문관을 지냈다.
국립의료원에서 일할 때인 1960년 망막박리로 시력 상실 위기에 처한 강영우(1944∼2012) 박사에게 일본 시각장애인 복지 운동가 이와하시 다케오(1898∼1954) 교수의 일화를 전했다.
강 박사는 고인의 말을 듣고 '나도 대학도 가고, 유학도 하여, 한국의 이와하시 다케오가 되겠다'고 결심했고, 연세대 졸업 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다고 저서에 적었다.
고인은 아산상 의료봉사상(2010), 대한안과학회 새빛공로상(2015)을 받았다.
유족은 2남1녀(구윤모<인하대 명예교수>·구한모<서울 관악구 성모안과의원 원장>·구은모)씨와 며느리 백계선·석경미·이현미씨, 사위 안재현(카이스트 명예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 17일 오전 7시40분, 장지 경기 파주 선영. ☎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