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났다"는 시장, 7월까지 '슈거 하이'?…모멘텀에 몰리는 돈
1. 트럼프 "이틀 내 뭔가 일어날 수 있다"
뉴욕 증시는 종전 분위기입니다. S&P500 지수는 전쟁 발발 후 손실을 모두 회복했고, 어제 장 막판에는 FOMO(뒤처질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14일(미 동부시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또다시 0.1~0.7%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주말 첫 평화 협상은 '노딜'로 종료됐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요.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에서 미국은 20년 유예를 제안했고, 이란은 5년 유예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어젯밤 폭스TV 인터뷰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공은 테헤란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들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향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험하기보다는 해협으로 향하는 선박의 출항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협상을 위해 확전을 피하겠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시간 동안 20척 이상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 항구에 들르지 않는 선박들은 봉쇄 대상이 아니며 자유롭게 통과가 허용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예측시장인 폴리마켓에서는 4월 말까지 종전이 이뤄질 것이란 베팅이 81%까지 높아졌습니다.
2. 예상 밑돈 3월 PPI
3월 PPI가 발표됐는데요. 한 달 전에 비해 헤드라인 PPI는 0.5%, 근원 PPI는 0.1% 상승했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1.2%, 0.4%보다 크게 낮은 것입니다. 전년 대비로는 헤드라인 PPI는 4% 올라 2월(3.4%)보다 높아졌고, 근원 PPI는 3.8% 상승해 2월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에너지 물가, 특히 휘발유가 15.7% 급등해 상품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서비스 물가는 보합에 그친 덕분입니다. 서비스 가격은 7개월 연속 상승했었죠. 다만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 들어가는 요인인 항공료는 4.1%, 포트폴리오 관리비는 1.0% 급등했고, 의료비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3. 은행 어닝은 좋은데, 주가는
1분기 어닝시즌의 출발도 예상만큼이나 좋은 편입니다. 어제 골드만삭스에 이어 오늘 JP모건, 시티, 웰스파고 등 금융사들이 실적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JP모건>
▶조정 주당순이익(EPS): 주당 5.94달러 (예상치 5.45달러)
▶매출: 505억4000만 달러 (예상치 491억7000만 달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고요. 순이익은 13% 늘었습니다. 채권 거래 매출은 21%, 투자은행 수수료는 28% 증가했습니다. 대손충당금도 25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8억 달러, 월가 예상에 비해 5억 달러 적었습니다. 다만 2026년 연간 순이자수익(NII) 전망치를 기존 1045억 달러에서 약 1030억 달러로 낮춘 게 흠이었습니다. NII는 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이는 돈에서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를 뺀 금액입니다. 제이미 다이먼 CEO는 "미국 경제는 이번 분기에도 회복력을 유지했으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득을 올리고 지출을 늘렸고 기업들도 건전한 상태를 유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시장 변동성,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등 동시에 점점 더 복잡해지는 위험 요소들이 존재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웰스파고는 1분기 매출이 6%, EPS는 15% 증가했습니다. 다만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13bp 하락했는데요. 경영진은 향후 마진 압박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2026년 순이자수익 전망치를 약 500억 달러로 유지했습니다.
4. 블랙록 이어 시티도 "미 주식, 비중 확대"
종전 기대감에 P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기업 어닝은 예상보다 좋게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은 미국 주식에 대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돌아섰습니다. 블랙록이 어제 미국 주식 전망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데 이은 것입니다.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첫째,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결국 종식될 것이며 이로 인한 총피해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겁니다. 시티는 "소비, 인플레이션, Fed의 금리 결정에 역풍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휴전을 걸쳐 향후 몇 주에 걸쳐 갈등이 완화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 원자재 가격 급등과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미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시티는 "경기순환주가 마진 압박과 수익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으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탄력적이고 마진이 높은 AI 및 기술주가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셋째, 매그니피센트 7(Mag 7) 종목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겁니다. 시티는 "대형 기술주의 EPS 추정치가 지속해서 상향 조정되었으며, 현재 역사적으로 상당히 저평가된 멀티플에 거래되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주와 소재, 헬스케어 주식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횡보장(Flat market): 향후 일주일간 320억 달러, 향후 한 달간 456억 달러의 매수 우위가 예상됨
▶상승장(Up market): (표준편차 2배 이상의 큰 폭 상승 시) 이번 주 321억 달러, 향후 한 달간 497억 달러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
▶하락장(Down market): (표준편차 -2.5배 이상의 큰 폭 하락 시) 심지어 하락장에서도 이번 주 209억 달러, 향후 한 달간 8억 달러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
5. 모멘텀 주식의 폭등
시간이 흐를수록 주가 상승세는 거세졌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1.18%, 나스닥은 1.96%나 뛰었고요. 다우는 0.66%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고요.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에 0.2%포인트 차이로 근접했습니다.
시티는 알파벳에 대한 목표 주가를 390달러에서 405달러로 높였습니다. 이달 말 발표할 1분기 실적에서 구글 클라우드 수요 증가 및 강력한 온라인 광고 증가에 힘입어 긍정적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겁니다.
아마존은 지난달 말 199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오늘 249.0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단숨에 극도로 과매수 된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모멘텀 주식이 각광받다 보니 원전 업체 오클로는 특별한 뉴스 없이도 8.6% 올랐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는 30% 하락한 상태이지요. 비트코인이 소폭 하락했지만 스트래티지(3.82%) 코인베이스(5.69%) 등 암호화폐 관련 주식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사모대출 관련 자산운용사도 회복세를 이어갔습니다. 블랙스톤은 3.70% 올랐고요. KKR(2.33%) 아폴로(4.43%) 등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폴 엣킨스 SEC 위원장은 사모대출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스템적 위험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블루아울이 4억 달러의 투자를 유지했다는 소식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주식도 상승세를 이어갔는데요. IGV는 0.99% 올랐습니다. 다만 종목 별로는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0.92%) 케이던스디자인(1.45%) 데이터독(0.45%) 등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세일스포스(-0.87%) 서비스나우(-1.43%) 인튜이트(-0.71%) 크라우드스트라이크(-0.93%) 등은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주식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의 정점을 지났다는 풀이가 정확하다. 1년 전 상호관세 충격 이후, 5년 전 팬데믹 때 배운 교훈은 증시는 통상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상승한다는 것이다. 중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시장은 작은 개선 신호라도 포착하려 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수가 곧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스나이더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간과하는 점은 S&P500지수가 현재 5~6개월 전 수준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간 기업 이익 추정치는 두 자릿수 증가했고, 따라서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에 여전히 가치 투자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술주가 강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는데요. "지난 몇 달간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리가 올라 기술주가 조정을 받았다. 통상 금리 상승은 성장주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성장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0년 동안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따라서 몇 달 전만큼 성장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더라도, 이러한 주식에 다시 투자할 만한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지난 며칠간 나스닥을 보면 시장도 나와 같은 생각인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