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의 변천

기업에서 흔히 승진, 승급, 승격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승진이라고 한다. 승진은 하위 직위에서 상위 직위로 올라가며 조직 내 지위와 책임이 함께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대리에서 과장, 선임에서 책임이 되는 것을 직위 승진, 팀원에서 팀장이 되는 것을 직책 승진이라고 한다. 반면 승급은 동일 직급 내에서 근속, 성과, 역량에 따라 급여나 호봉이 상승하는 보상 중심의 변화이고, 승격은 자격이나 등급, 직무 수준이 한 단계 상향되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와 기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승진은 크게 2유형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전통적 위계 중심체계 하에서의 승진 구조다. 산업화 초기부터 2010년 중반까지, 위계 구조가 강한 직급체계가 특징이다. 대표 직위는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이며, 한 직위 올라가는 것을 승진이라고 한다. 1980년대까지 과부제 시절에는 과장 이상은 관리직으로, 부장은 조직의 핵심 책임자로 인식되었다. 1990년대 팀제가 도입되며 직책 중심의 승진제도가 운영되었다.

이 당시 승진은 연공서열 중심이었다. 표준체류연수인 근속연수가 중요한 기준이었고 성과는 보조적 요소였으나, 팀제가 되면서 성과 중심으로 급변하였다. 초기 직위, 직급, 직책의 구분이 없다가 팀제 도입 후 직위와 직급, 직책의 확실한 구분이 이루어졌다. 사원~부장까지 팀원, 역량과 성과가 높은 직원 중 팀장이 된다. 직위는 과장이지만 직책이 팀장이 부장인 팀장과 함께 팀을 운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째, 직급 단순화 체계 하에서의 승진 구조다. 201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기업 경쟁 속에서 조직의 민첩성이 중요해지면서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직급체계는 크게 단순화되었다.
팀원의 직급체계를 0~4단계로 축소하는 기업이 증가했고, 직급 대신 직무·역할 중심 체계가 강화되었다. 당연히 기존의 호칭체계가 파괴되었다. 이름+님 또는 프로, 영어 이름, 직책 중심 호칭(팀장, 리더)을 사용한다. 직급체계 단순화의 영향으로 승진 개념 자체가 약화되고 보상과 성장의 분리가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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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은 3가지다.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평가, 직급체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가치체계다.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은 공정성을 기반으로 평가 결과를 승진에 가장 크게 반영한다. 하지만, 안정 중시라면 입사 시점의 채용 기준 위에 근무연수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많은 기업들의 승진 프로세스는 크게 6단계로 살펴볼 수 있다.

①1단계 승진 기준 및 방향 설정으로 경영목표와 인력운영 계획에 따라 승진 규모, 직급별 정원, 최소 근속연수, 성과·역량 기준을 설정하고, 조직 내 공정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원칙을 확정한다.

②2단계 승진 대상자 선정으로 승진 가능 표준체류연수와 자격요건을 충족한 인원 또는 승진 포인트 달성 인원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구성하고, 부서장 추천 및 기본 자격 검증을 통해 1차 대상자를 선별한다.

③3단계 성과와 역량 평가 결과, 기타 가감점 반영 및 고 직급/직책자에 대한 면접 실시다. 평가 결과, 개인의 실적, 리더십, 조직기여도 등을 정량과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④4단계 검증 및 심의로 HR과 경영진이 참여하는 승진위원회를 통해 후보자의 공정성, 조직 적합성, 리스크 요소를 종합 검토하고 최종 승진자를 확정한다.

⑤5단계 승진 확정 및 발표로 CEO 승인 후 인사발령 등 전사 공지를 통해 승진자를 발표하고, 보상과 직책 변화 사항을 함께 안내한다.

⑥6단계 사후 관리로 직책 승진자에 대한 조치와 탈락자 피드백 및 마음관리다.

특히 승진 탈락자에게는 평가 결과와 보완점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하고, 교육·경력개발 기회 제공과 면담을 통해 동기 저하와 이탈을 방지하도록 현업 부서장 교육 또는 안내를 당부한다.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가?

전통적 위계 중심 체계하에서는 표준체류연수가 지난 대상자를 중심으로 승진 시험과 평가 등을 고려하여, 회사 중심으로 승진율 보다는 사람 중심의 승진을 결정하였다. 여기에는 승진자의 업적과 역량도 중요하지만, 상사의 영향력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힘 있는 상사가 강력하게 주장하면 승진하는 상황이었다.

승진의 공정성이 강조되고, 성과 중심의 경쟁 시대가 대두되며, 사람 중심의 승진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표준체류연수는 의미가 대폭 축소되고, 역량과 성과가 높으면 발탁되는 상황이 되었다. 승진의 기준은 승진 포인트를 충족시켰는가? 회사의 직급별 승진율은 몇 %인가? 두 요인이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예를 들어, 과장에서 차장이 되는데 승진 포인트는 60점이다. 60점을 넘은 승진 추천자는 20명이다. 회사의 차장 승진율은 20%이다. 20명 중 4명만이 승진자가 된다. 20명 중 4명을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가? 팀원 승진의 경우에는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과장에서 차장이 되었다고 그 역할과 업무 분장이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성과 중심의 기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20명의 승진 추천자 중 상위 20%의 승진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는 자를 선발할 것이다. 이는 매우 공평한 기계적 방식이다. 더 경쟁적이고 성과지향적 회사는 승진 추전자의 최근 2년의 승진포인트 점수에 대해 상위 20%에 속한 자를 승진자로 한다. 단, 이들에 대한 평판 조회를 하여 조직과 구성원을 힘들게 하는 자는 제외한다.

직급 단순화 체계하에서 팀원의 승진은 큰 의미가 없다. S그룹처럼 팀원의 직급체계가 없다면 가장 중요한 승진은 팀장이 되는 것이다. 기타 팀원의 경우 3직급체계로 단순화한 기업들은 통상 2번의 승진을 하게 된다. 승진에 따른 신분 상승으로 보상, 역할과 위상, 조직 내 영향력에 큰 차이가 없다. 그래도 선택의 기준은 역량과 성과의 평가 결과가 반영된 승진포인트이다.

반면, 직책 승진은 다르다. 한 조직을 총괄하는 리더를 선발하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역량과 성과가 높다고 승진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조직에 가서 구성원을 한 방향 정렬시키고 팀워크를 강화하며,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을 선발해야 한다. 그 동안 평가결과와 한번의 승진 위원회에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앞서가는 기업은 조직장 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책자 승진은 특별히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사전 역량과 성과 및 리더십을 갖춘 본부장 추천, 인사팀 주관의 사전 후보자 선발, 도전 과제 부여, 필수 자격 취득, 예비 직책자 교육, 리더십 진단, CEO 사전 면담, 도전 과제 발표 및 경영진 면담 등을 거쳐 최종 직책 승진자가 확정되게 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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