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사진=연합뉴스)
마약왕 박왕열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필리핀에서 국내로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을 3일 구속 송치한다. 이와 함께 과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버닝썬 사건'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시사했다.

경찰은 2일 정례 간담회에서 "경기북부경찰청에 전담 수사 인력을 편성해 집중 수사 중"이라며 "여죄를 철저히 밝혀내고 범죄 수익까지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총 39명의 전담 인력을 투입해 5개 관계 기관과 공조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마약 투약·유통 및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과의 연루 가능성이 대두된 데 대해 "관련성이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번 수사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박왕열 조직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들의 연결고리다.

'버닝썬'은 2018년 서울 강남에서 운영된 클럽으로,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관여하며 유명해졌다. 승리는 버닝썬 사내이사로 알려지면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이후 성범죄와 마약,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불거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관련 인물이 줄줄이 처벌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마약 유통을 넘어선 구조적 범죄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1기 프로파일러 출신 배상훈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팟빵 크라임'에서 박왕열 조직과 황하나, 버닝썬을 연결하는 유통 구조 가능성을 언급하며 "특정 인물이 유통과 연결 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박왕열이 최상단에서 밀반입을 주도하고, 황하나가 버닝썬이라는 거대한 범죄 시장에서 연예계와 부유층에 마약을 연결해 약점을 쥐고 흔든 'VIP 브로커 허브' 역할을 한 권력형 카르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왕열이 텔레그램 '바티칸 킹덤'을 운영하며 필리핀 도피 중에도 '입 열면 옷 벗을 현직 검사들이 수두룩하다', '한국 뒤집어진다'고 호언장담했던 정황을 짚으며 "이는 결코 단순한 허세가 아니다. 사법기관 내부 뿌리 깊은 묵인과 유력층 비호 없이는 이렇게 오랫동안 거대한 범죄망이 유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관과 내부자의 연쇄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배 교수는 "이 카르텔의 진실을 쫓던 일선 경찰관이나 황하나 전 남편 등 핵심 증인들이 연이어 사망했다"며 "이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절대 '단순한 우연'이나 '자살'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에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관계 기관과 공조해 박왕열 조직의 국내 마약 유통망을 추적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 과거 사건과의 연결성이 드러날 경우, 버닝썬을 포함한 관련 의혹 전반이 다시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옥중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한 그는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했으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현지에서 호화로운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