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 변화 '예고'…거래로 본 부동산 시장 [김효선의 부동산이지!]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KB부동산 주택 매매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래는 2024년 1월 4699건에서 2025년 6월 1만5442건, 10월 1만5531건으로 급증하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11월에는 7570건으로 전월 대비 절반 수준까지 급감하며 급격한 냉각 국면을 맞았고, 2026년 1월 9574건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전성기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수요자의 관망세가 확대된 결과입니다. 이는 서울 시장이 과열 국면을 지나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같은 기간 지방 광역시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부산은 2025년 10월 4159건에서 12월 4777건으로 증가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구 역시 2660건에서 3161건으로 거래가 반등했습니다. 경남 또한 12월 4814건으로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장기간 누적된 가격 조정 이후 실수요가 유입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며, 수도권에 집중되던 시장의 온기가 일부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같은 지역 간 온도 차보다 더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주택 유형 간 양극화입니다. 주택 시장은 아파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국 기준 아파트 거래 비중은 75~80%에 달하며 절대적인 지배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사실상 아파트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은 거래 회복 흐름에서 뚜렷하게 소외되고 있습니다.
특히 다세대주택 거래가 전국적으로 정체된 모습은 전세 사기 이후 시장 신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환금성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는 주거 편의성과 자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아파트로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자산 선택 기준 자체가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주택 시장은 거래의 양적 회복 국면을 넘어, 지역과 상품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질적 차별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같은 시장 안에서도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와 비아파트가 서로 다른 사이클을 보이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정책 접근 방식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과거처럼 전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간주한 획일적인 규제와 완화로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수도권은 공급 확대와 거래 정상화를 통해 가격 불안을 관리해야 하며, 지방은 미분양 해소와 수요 유입을 유도하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비아파트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병행해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 주택 시장은 지역 간, 유형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거래 회복 또는 가격 안정이라는 표면적 지표에 안도하기보다, 그 이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 변화를 읽어야 합니다. 주택 시장 참여자도 데이터가 보내는 디커플링의 신호를 정확히 해석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교한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